입력2006.04.02 12:19
수정2006.04.02 12:21
고교등급제 논란 이후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외국어고등학교 지망생이 급증하고 있다.
대학들이 고등학교의 실력차를 전형에 반응해야 한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자 현실적인 대안으로 외국어고를 선택하기 시작한 것.
수능을 등급제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2008년 대학 입시안이 발표됐을 때만 해도 '외국어고는 끝났다'는 회의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고교등급제 논란 이후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했다.
학부모들이 대입의 실질적인 칼자루를 쥐고 있는 대학들이 어떻게든 학교간 실력차를 반영할 것이라고 믿기 시작하면서 외고에 또다시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서울 강서구 목동에 위치한 외고 입시전문학원 이지어학원에는 외고 입시가 보름도 남지 않았으나 '외고반에 넣어달라'는 학생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달새 새로 수강한 학생만 10여명.2008년 대입안 발표 후 학원 수강을 중단했던 학생들의 상당수도 외고대비반으로 복귀했다.
이 학원의 심재은 강사는 "외고에 가는 것이 대입에 얼마나 불리한가를 묻던 학부모들이 최근에는 어떻게 하면 외고를 갈 수 있느냐고 묻는다"며 "고교등급제 논란이 학부모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유사하게 나타난다.
온라인 교육사이트 메가스터디 엠베스트가 고교등급제 논란 이전인 9월11∼30일,논란이 불거진 10월1∼20일을 기준으로 외고 대비 강좌의 수강률을 조사한 결과 고교등급제 논란 이후 수강률이 18%나 올랐다.
외고 입시 전문기관인 하늘교육 관계자도 "외고 입시 설명회 자료가 매진되는 등 뒤늦게 외고 붐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