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1번지' 강남이 흔들린다] <中> 전문가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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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하강국면에 주택 보유세 강화,부동산 투기억제 등 이른바 '개혁' 정책이 쏟아지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패(不敗) 신화'를 이어오던 '강남 경제'까지 휘청이게 하는 요인에 대해 이런 진단을 내리고 있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지난해 양도세 중과,주상복합 분양권 전매금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10·29 부동산 대책' 발표에다 경기침체까지 맞물리면서 강남 부동산 시장은 급랭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불과 1년 전만 해도 강남은 부동산 급등 진원지로 꼽히며 인기를 한몸에 받았으나 지금은 가수요자는 물론이고 실수요자들도 자취를 감췄다고 그는 전했다.
김 사장은 최근 2∼3년 동안 강남 부동산가격 급등은 재건축 아파트에 의해 주도됐으나 정부의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 도입추진으로 직격탄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가 없어 간혹 거래되는 아파트값은 외부로 알려진 호가보다 10%가량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김대영 지방행정연구원 재정·세제연구실장은 "경기 하강국면에 주택 보유세 강화정책이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강도가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소득수준이 평균적으로 높은 강남 주민들은 강남지역 내 주택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상대적으로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때 보유세 강화에 따른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양도소득세 강화,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다른 부동산억제책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강남지역 경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김 실장은 분석했다.
강남의 주요한 경쟁력으로 지목되는 교육 시장도 교육방송(EBS) 수능과외나 고교등급제 불허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갑수 수석연구원은 "EBS 수능과외가 소득 수준이 높은 강남지역의 학원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올해 대입 수능시험 문제유형이 EBS 수능과외와 비슷하다고 확인될 경우엔 강남 학원가가 생각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