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강하다] 불황속 호화 "비법있었죠"..우리홈쇼핑·이마트·LG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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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가 만 2년째 계속되고 있는 불황으로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불황의 발단이 내수부진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좋은 날이 오겠지'란 기대는 물건너간지 이미 오래다.
이제부턴 자신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되물어야 할 때다.
유독 불황을 잘 견디는 이마트와 LG25,우리홈쇼핑은 이런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할인점 이마트
지난 7일 업계 최초로 70호점인 용산역점을 열었다.
1993년 11월 서울 창동에 국내 최초의 할인점을 선보인 이후 11년만의 일이다.
이마트는 올들어서만 10개 신규 점포를 개설했다.
다른 할인점들이 출점한 점포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은 수다.
연말까지 추가로 4개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같은 속도라면 2007년에는 1백호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이마트몰'(www.emart.co.kr)이란 온라인 쇼핑몰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오프라인 유통의 경쟁력을 온라인에서도 발휘하겠다는 각오다.
불황기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이마트의 성장신화는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단기간에 전국 거점망을 구축한 데 힘입은 바 크다.
유통업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입지 선점이다.
이마트는 까르푸 월마트 등 외국계 할인점들이 국내 시장상황을 미처 파악하기도 전에 전국적인 다(多)점포망을 구축,국내시장을 선점해 나갔다.
할인점의 특성상 부지 확보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는 이미 1백호점 부지까지 확보했다.
이마트는 또 항상 싸게 판다는 'EDLP(Everyday Low Price)'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도 한국 시장의 특성을 간과하지 않았다.
즉,월마트 까르푸 등 전통적 할인점들이 추구하는 창고형 시설을 과감히 바꿨다.
진열집기 높이를 낮추고 매장환경을 밝고 재미있게 만들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상품군을 연구,신선식품을 강화함으로써 외국계 할인점과 차별화된 매장 모습을 만들어갔다.
지난 9월에 오픈한 월계점의 경우 5천6백평의 초대형 점포에 약국 한의원 미용실 등 1천3백평 규모의 편의시설을 갖춰 주변의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품질좋고 가격도 저렴한 PB(자체상표) 개발을 통한 경쟁력을 키워오고 있다.
1997년부터 PB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한 이후 현재는 식품 생활용품 의류 등으로 품목을 확대,매출의 12%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도자기 침구류 등 생활문화 토털 브랜드로 '자연주의',1만∼2만원대 셔츠 니트 등 의류로 구성된 '마이클로' 등이 대표적 브랜드다.
◆편의점 LG25
올해 매출 1조원,업계 최초로 경상이익 3백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9년 연속 흑자 경영의 기록도 세우게 된다.
경기침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LG25의 이같은 성과는 '철저한 내실경영'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내실경영은 먼저 '수익을 낼 수 있는 가맹점을 늘린다'는 이른바 우량점 중심의 점포개발로 나타나고 있다.
올들어 LG25를 열어보겠다고 문의한 투자자는 지난해보다 약 20% 늘어났다.
불황에 따른 창업열풍이 분 탓이다.
LG25에 당장 투자하겠다는 창업 대기자만 해도 한달 평균 3백여명.그러나 LG25의 한달 평균 출점수는 지난해 수준인 약 40개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신중한 출점전략을 펼치고 있다.
우량점 중심의 점포개발은 '과학적 출점방식'에서 출발한다.
'편의점 입지 평가모델 프로그램'을 개발,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출점 성공률이 85%에 달하고 있다.
또 1개의 점포를 개점하기 위해 3차에 걸친 실무자 회의를 여는 등 세심한 출점 전략을 펼치고 있다.
'차별화된 상품 개발'도 편의점 LG25의 불황 극복 전략 포인트다.
LG는 전주비빔밥을 비롯한 한국형 패스트푸드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불황일수록 소비자는 편의점의 저렴한 패스트푸드를 더 많이 찾게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LG25는 테이크아웃 덮밥,캔디김밥,웰빙 샌드위치 등 매월 30여종의 차별화된 패스트푸드를 적극 개발하고 있다.
현재 5개의 패스트푸드 전용공장 외에도 새로운 공장을 내년에 추가 설립할 계획이다.
LG25는 '편의점은 비싸다'는 인식도 점차 불식시킬 작정이다.
장기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에 더 저렴하고 좋은 품질의 상품을 편의점이 고객에게 선보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LG25는 모회사 LG유통의 PB(자체상표) 상품인 '함박웃음'을 비롯해 LG25 PB상품 '참 맛나는 세상' '해브 어 나이스 데이' '징검다리' 등 브랜드를 통해 약 5백여개의 저렴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LG25는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최근 '한국 서비스품질지수 1위 3년 연속 수상' '한국에서 존경받는 기업 편의점 부문 1위 선정' '대한민국 브랜드스타 5년 연속 선정' 등 많은 수상 경력을 갖게 됐다.
◆우리홈쇼핑
2001년 5월에 출범한 우리홈쇼핑은 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 주요 사업의 시너지를 통해 초고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02년 순매출액(판매수수료 기준)이 전년 대비 38% 신장한 1천2백7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들어 9월까지는 1백68억여원의 경상이익을 내기도 했다.
이같은 성적표는 수익성 위주로 사업영역을 신속하게 재편했기 때문.우리홈쇼핑은 지난해 7월 홈쇼핑업계 처음으로 카탈로그 사업을 전격 중단했다.
이어 반품률이 높은 보석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판매수수료가 적은 대형가전 판매 비중도 대폭 낮추는 등 사업 구조조정을 잇따라 단행했다.
시장환경에 재빠르게 대응한 순발력도 돋보인다.
차별화된 상품 개발을 통해 카테고리별 주력상품을 육성하고 서비스 혁신을 위해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층이 현장속으로 뛰어들었다.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우리홈쇼핑은 지난 4월부터 이통형 부사장이 직접 상품 기획 및 방송 제작,편성 등 TV 홈쇼핑 업무를 총괄하는 TV사업 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고성장이 예상되는 인터넷쇼핑몰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전자상거래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을 대폭 확대 개편했다.
우리홈쇼핑은 또 '현장경영'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중역들이 직접 배송하며 고객의 소리를 듣는 '1일 배송 서비스'를 시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불만 사항 제기 횟수가 많은 고객만을 초청해 경영층과 대화하는 '불만 고객 초청 간담회'도 열었다.
우리홈쇼핑은 지난 8월 대만에 TV홈쇼핑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대만에서 해외 홈쇼핑 사업 성공 사례를 창출한 후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진출하는 등 해외 홈쇼핑 사업을 적극 전개할 계획이다.
장규호·손성태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