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 2분기에 비해 9천9백억원이나 줄었다. 통상적인 경우라면 "어닝 쇼크"라고 할만 하지만 매출이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고 휴대폰 LCD 등을 중심으로 한 해외 경쟁업체들의 가격인하 공세가 워낙 거셌다는 측면에서 "선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실 상반기 실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3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빛이 바랜 느낌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퇴조 기미를 보이는 세계 정보기술(IT)경기와 극심한 내수부진을 감안하면 글로벌 무대에서 삼성전자의 수익력은 여전히 톱 클래스라는 것. "삼성전자 경영진도 3분기 실적에 대해 '(국내외 경영환경을 고려하면) 대단히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주우식 IR팀장(전무)은 전했다. 게다가 실적 하락의 직접적 요인이었던 LCD 사업 수익력이 4분기 수요 증대를 기반으로 바닥을 찍고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실적 둔화 배경 3분기 실적 둔화는 △LCD 부문의 판매단가 인하 및 재고조정에 따른 원가율 상승으로 인한 실적부진 △휴대폰 사업부문의 내수부진과 국내외 업체간 경쟁심화 △마케팅 비용 증가 등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IT산업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기 둔화와 예기치 않았던 고유가 사태까지 겹쳐 상반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여건이 나빴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5대 사업부문 중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 2분기에 비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부문은 LCD.공급과잉에 따른 판매가 하락의 후폭풍을 삼성전자도 피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주 전무는 "이미 가격이 LCD업계의 2군인 대만 업체들의 손익분기점까지 낮아져 더 이상 급격한 하락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 부문도 2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23%나 급감,성장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매출은 출하량의 지속적인 증대에 힘입어 2% 감소에 그쳤다. 디지털미디어와 생활가전은 3분기가 계절적 비수기라는 점과 내수침체가 겹쳐 부진을 면치 못했다. 분기 매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반도체 부문은 낸드 플래시메모리의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41%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4분기 이후 전망 삼성전자는 어려운 환경에도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한 만큼 앞으로도 '차별화 전략'을 앞세워 현 수준 이상의 실적을 유지할 자신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주 전무는 "전체적으로 공급초과 양상이 이어지더라도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LCD 7세대 선도투자,반도체의 3백mm 웨이퍼 투자 및 나노기술의 앞선 적용,낸드플래시 시장 창출 등이 차별화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또 LCD의 경우 모니터 노트북PC 등 종류와 크기별 생산을 통해 가격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3분기 초반에 큰 폭으로 떨어졌던 LCD 판매량이 3분기 후반 들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청신호라고 해석했다. 휴대폰 사업은 노키아 모토로라 등과 시장 확대를 위한 경쟁을 본격화하면서 GSM(유럽방식 휴대폰) 수출에 주력,지난해(5천6백만대)보다 54% 늘어난 총 8천6백만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주 전무는 "반도체 부문은 회사 내에서 아무도 걱정하지 않을 정도이고 디지털미디어 부문도 성탄절 특수 등 계절적 성수기로 인해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