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인 쓰리킹덤즈(Three Kingdoms) 펀드가 코스닥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올랐다. 이 펀드는 최근 코스닥에 등록된 우량 IT(정보기술)주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사냥에 나서고 있다. 특히 펀드 설정 이후 코스닥 업체에 대해서만 5% 이상의 지분을 취득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종목으로 매수세를 확산시킬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쓰리킹덤즈코리아펀드는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디에스엘시디 빛과전자 프롬써어티 재영솔루텍 등 4개 코스닥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사들였다. 쓰리킹덤즈는 경영진 변경이나 경영 참여 계획이 없는 단순 투자목적으로 이들 업체의 지분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쓰리킹덤즈는 이달 4일부터 8일까지 4차례에 걸쳐 디에스엘시디 86만여주를 장내 매수,지분 5.79%를 확보했다. LCD(액정표시장치)용 백라이트유닛 생산업체인 디에스엘시디는 지난 6월18일 등록한 우량 새내기주다. 쓰리킹덤즈가 주식을 매입한 업체들은 코스닥에서도 손꼽히는 알짜 IT부품주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주가가 실적이나 성장 잠재력에 비해 크게 낮아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실제 디에스엘시디의 주가는 현재 4천원대로 공모가 6천8백원을 훨씬 밑돌고 있다. 빛과전자 프롬써어티 재영솔루텍 등도 최근 횡보세를 지속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IT경기 둔화 우려로 아틀란티스코리안스몰러컴퍼니즈,재팬롱숏케이맨파트너스,아리사이그코리아,OCM머징마켓 등 코스닥 기업에 투자해온 외국계 펀드들이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간 것과 대조적"이라며 "쓰리킹덤즈는 저평가된 우량주에 다소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쓰리킹덤즈는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파비엔픽텟앤파트너스(FPP)가 한국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지난 3월5일 설정한 펀드다. 자본금 규모는 1천96억원이다. FPP측은 펀드 설정 당시 "한국 우량 중소형주들의 올해 주당순이익(EPS)이 두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낮은 상태"라고 밝히기도 했다. 쓰리킹덤즈라는 이름은 한국의 역사 가운데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시대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