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최대 국영투자 회사로 하나은행의 최대 주주이기도 한 테마섹 홀딩스(Temasek Holdings)가 설립된 지 30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실적과 자산운용실태 등을 13일 공개했다. 테마섹은 다양한 투자활동와 방대한 자산 규모로 미국의 제네럴일렉트릭(GE),독일의 지멘스 등과 함께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인식돼 왔으나 그동안 재무보고서를 한 번도 내지 않아 기업실적이 베일 속에 가려져 있었다. 이날 공개한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테마섹의 총 자산 규모는 1천80억달러(약 1천8백10억싱가포르달러)로,한화로는 무려 1백23조7천억원에 해당한다. 테마섹이 운영 중인 투자자산 규모는 5백37억달러(약 9백억싱가포르달러)로 투자금액의 절반가량은 싱가포르 주요 기업에,나머지 절반은 해외,그 중에서도 주로 아시아와 호주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수익률은 지난 30년간 연 평균 18%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으나 최근 10년간 수익률은 3%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97∼98년 아시아 금융위기,9·11테러,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으로 최근 수익률이 크게 낮아졌다고 밝혔다. 지난 3월로 끝난 2003회계연도의 순수익은 44억달러(약 74억싱가포르달러)로,1년 전(약 1억4천3백만달러)에 비해 크게 늘었다.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의 부인인 호칭이 테마섹의 CEO를 맡고 있어 테마섹의 영향력은 단순한 경제적 수치 이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테마섹은 우리금융 매각 과정에서 지분 0.51%를 사들이고,한미은행과 신한은행 지분에도 관심을 보이는 등 한국투자에도 적극적이다. 테마섹이 실적을 공개하자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와 무디스는 테마섹의 투자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와 'Aaa'로 각각 부여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