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산업의 에너지 효율성을 일본 수준으로 높이고 산업구조도 일본처럼 에너지 저소비 산업중심으로 재편하면 모두 6백82억달러의 수입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에너지 10% 소비절약 운동' 등 소극적인 방법으로 거둘 수 있는 효과 12억달러의 57배에 이르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는 10일 한국과 일본의 에너지 효율과 산업구조를 분석한 '에너지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가 국제 유가 폭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낮은 에너지 소비효율과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에 따른 것"이라며 "단순한 에너지 소비절약이 아닌 에너지 소비효율을 높이고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를 개선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일본의 경우 지난해 5억5백만TOE(석유환산t)를 쓴 세계 4위 에너지 다소비국이지만 에너지 소비효율이 높고 산업구조 자체도 에너지 저소비 구조여서 세계 10위 에너지 소비국인 한국(2억1천2백만TOE)보다 유가 폭등에 따른 타격이 덜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기준 세계 10위 에너지 소비국인 한국은 총 에너지의 97%를 해외에 의존하면서도 소비 효율성은 일본의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1천달러당 투입된 에너지 소비량(TOE)을 나타내는 에너지원 단위(TOE/천달러)를 보면 한국이 0.362으로 일본(0.107) 미국(0.227) 대만(0.285) 등 비교대상 3개국을 크게 웃돌았다. 전체 산업에서 화학 1차금속 석유제품 전력·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8개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이 25.9%로 일본(20.4%)보다 5%포인트가량 높았다. 또 한국은 비교 대상 28개 산업 중 21개에서 일본에 비해 에너지 효율성이 낮은 반면 효율성이 높은 산업은 7개에 불과했다. 무역협회는 개별 산업의 에너지 효율성을 일본 수준으로 향상시키면 에너지 수입액은 1백29억달러,전체 수입액은 1백51억달러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의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를 역시 일본과 같은 구조로 개선하면 에너지 수입과 전체 수입이 각각 1백48억달러,5백56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에너지 효율성과 산업구조가 모두 개선될 경우엔 에너지 수입은 2백55억달러,전체 수입은 6백82억달러 절감될 것으로 분석됐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