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운용수수료' 영양실조..2~3년새 절반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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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사가 개인과 기관투자가의 돈을 맡아 운용해 주고 받는 수수료(운용보수)가 최근 2∼3년새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한 대형투신사가 "수지가 맞지 않는다"며 수천억원대의 기관자금 위탁운용을 거부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투신사가 개인과 기관으로부터 받는 운용보수는 현재 MMF(머니마켓펀드)가 펀드자금의 0.08∼0.12%,채권형은 0.10∼0.13%,혼합형 0.2∼0.3%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는 2∼3년 전에 비해 절반 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이처럼 운용보수가 떨어진 것은 기본적으로 저금리 때문이다.
지난 2002년 초만해도 6%를 넘었던 금리(국고 3년물 기준)는 지난해 초 4%대로 진입한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아예 3%대로 떨어졌다.
운용보수는 펀드수익률의 일부를 가져가는 것이어서 금리 하락으로 수익률이 떨어지면 수수료도 하락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문제는 자금을 맡기는 기관들이 저금리를 이유로 사실상 '덤핑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국민연금 노동부 정보통신부 등 정부가 수수료 덤핑에 앞장서 투신권을 고사시키고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달 초에는 교보생명이 4개 투신사에 2조원의 자금을 위탁운용하는 과정에서 수수료를 너무 낮게 책정해 당초 후보회사였던 S사가 자금운용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신사 마케팅팀장은 "수수료 덤핑으로 투신사가 부실화되면 결국 운용능력도 떨어지게 돼 기관 입장에서도 장기적으로는 손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운용보수 급감은 업계의 자업자득이란 주장도 많다.
한 투신사 관계자는 "수수료 덤핑이 통하는 원인은 개인수탁액이 거의 없어 기관자금에 목을 매고 있는 중소형 투신사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며 "투신사의 구조조정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