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속에서도 '노세일'(No Sale) 브랜드들이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1일부터 가을 정기 세일에 들어간 백화점들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과는대조적으로 세일에 참여하지 않은 노세일 브랜드들은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세일 기간(1∼7일) 전체 매출이 작년 동기에 비해 1.1%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아웃도어(50.2%), 진 캐주얼(34%), 화장품(21.1%), 수입 명품(14.5%), 속옷(13%) 등 노세일 상품 매출은 큰 폭의 신장세를 보였다. 불경기로 세일 참여율이 80%에 달하지만 청바지, 아웃도어, 화장품, 수입 명품,속옷 등은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세일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세일 브랜드의 신장률이 높은 이유는 상위 10% 고객이 세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들은 일반 고객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일에 덜 민감하다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남윤용 과장은 "VIP 고객일수록 할인 판매보다는 신상품 입점, 유행 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세일 기간(1∼7일) 매출이 작년 동기와 비교해 소폭 감소했지만 패션 액세서리, 진 캐주얼, 등산용품 등의 노세일 브랜드 매출은 오히려 20∼40%씩 크게 늘어났다. 아가타, 스와로브스키 등 패션 액세서리는 20% 매출이 늘었으며 리바이스, 게스,켈빈 클라인 등 진 캐주얼은 25% 늘었다. 본점 6층 아웃도어 매장에 입점한 9개 등산용품 브랜드 중 7개 브랜드는 세일을하지 않아도 매출이 32%나 늘었다. 결혼 예복도 세일에 상관없이 팔리는 대표적인 품목. 현대백화점의 경우 세일 기간(1∼7일) 매출이 1.5% 증가에 그쳤지만 타임, 마인,미샤 등 노세일 여성 의류 브랜드는 평균 30% 이상, 최고 60%까지 매출이 늘어났다. 정장 한 벌 가격이 70만∼80만원에 달하지만 일생의 한번뿐인 결혼이라는 점에서 가격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선뜻 지갑을 연다는 것. 결혼 예복으로 인기있는 노세일 남성정장 브랜드인 타임옴므, 인터메조 등도 작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이 20∼40%씩 늘어났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마인 매장의 구미경 매니저는 "평일 구매고객의 30%, 주말은 60% 가량이 결혼 예복을 구입하고 있다"며 "결혼식이 끝난 후에도 정장으로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을 찾는 실속파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