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7일 밤 숙소인 대우호텔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예정에 없던 회동을 갖고 고구려사 왜곡문제 및 북핵의 평화적 해결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양국 정상은 고구려사 왜곡 문제와 관련,"양국의 우호관계에 문제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풀어나가자"고 의견을 모았으며,북핵에 대해서도 평화적 해결을 위한 양국의 노력에 공감을 표시하고 4차 6자회담의 조기 속개를 위해 노력키로 했다. 원 총리는 이와 함께 대한(對韓) 무역불균형 문제를 제기했으며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앞두고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인사나 나누자"는 원 총리의 제안으로 이뤄진 이날 정상 회동에는 반기문 외교부 장관,정우성 외교보좌관 등 양국에서 보좌진 3명 가량씩 배석했다. 한편 회원국 38개국과 유럽연합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7일 ASEM회의가 사흘간 일정에 들어갔다. 경제부문에서는 '세계화와 개방된 지역주의 맥락하에서의 아시아·유럽 경제동반자 관계 증진'이라는 주제로 아시아와 유럽의 경제적 잠재력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개방형 통상국가'라는 한국의 경제정책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이를 통해 국제 신인도를 적극 제고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13개 신규 회원국을 대상으로 시장진출의 확대여건을 조성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한반도의 평화와 북핵해결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지원을 요청하고 의장성명에도 이 같은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적극 반영시킨다는 계획이다. 반 장관은 "의장성명에 4차 6자회담의 조기 개최 등 북핵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관한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회원국 정상들은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의 성공을 위한 협력을 강조하면서 △다자무역체제를 보완하는 지역통합의 진전을 평가하고 통상·교역에서 전세계적인 개방을 가속화해 나간다는데 의견을 같이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베트남)=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