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긴축 기조 속에서도 동북 3성 경제권이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후진타오 당 총서기가 지난해 국가주석에 등극한 후 균형발전 노선에 입각해 시작한 '동북 3성 노공업기지 진흥계획'이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50~60년대 계획경제 시절 '중국 공업의 요람'이었던 동북 3성이 개혁·개방 이후 낙후 지역으로 전락했다가 신 정부 출범을 계기로 부활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조선족 2백만명 중 90% 이상이 사는 동북 3성은 한국과 일본을 주 타깃으로 외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잘나가는 경기지표=올 상반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9.7%였다. 반면 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은 각각 10.6%,14.9%,12.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모두 작년 상반기에 비해 성장률이 0.1∼4.1%포인트 상승한 성적을 낸 것이다. 동북 3성의 같은 기간 외자유치 증가율은 72%로,전국 평균(12%)의 6배에 이른다. 국유기업이 집중된 이들 지역에 민영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민영기업 투자 증가율이 헤이룽장성 23%,지린성 28.7%,랴오닝성 41.5%를 각각 기록한 게 이를 말해준다. 특히 동북 3성 가운데 중공업기업이 가장 밀집한 선양시의 티에시신구는 시내 쪽에 있던 국유공장을 티에시신구 외곽에 위치한 경제기술개발구로 이전하고,빈 터를 금융 및 상업지구 등으로 개조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외자와 민영자본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동북 3성은 농산물 파종 면적이 늘면서 농민수입도 늘고 있다. 농민들의 1인당 현금 수입이 상반기에 9~2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동북 3성은 긴축 속 특혜 지구=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을 맡고 있는 장궈바오 국무원(중앙정부) 동북진흥사무국 주임은 최근 "세제 재정 사회보험 등의 부문에서 동북 3성 진흥을 위한 우대정책을 실시키로 했으며 일부 시행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긴축조치로 시행이 불투명했던 증치세(부가가치세) 개혁이 지난 7월1일부로 동북 3성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게 대표적 사례.동북 3성 기업(외자 포함)이 장비제조업 석유화학 야금 선박 자동차 농산품가공 분야 등에서 설비투자를 할 때 증치세를 감면받는 게 골자다. 이 외에도 동북 3성에서는 유전 및 탄광에 대한 자원세 인하,법인세 우대조치가 실시되기 시작했다. 국유기업으로부터 병원,학교 운영 등의 지역 사회복지 기능을 떼어내는 개혁도 시범 기업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또 정부가 지원하는 1백60여개 첨단 기술개발 및 공장 개조 프로젝트가 올해 시행에 들어갔다. 동북 3성 진출 외자은행에 우선적으로 허가를 내주기로 한 것도 정부 지원책의 일환이다. 탕쑤앙닝 은행업감독관리위 부주석은 지난달 "외자은행의 동북지역 내 은행 지분 참여를 장려한다"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