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선박용 후판(厚板) 가격인상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원자재값 및 후판 수입가격 인상으로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나 수요업체인 국내 조선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어서다. 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 4·4분기 선박용 후판 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인상폭과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의 조선용 후판 가격은 t당 53만5천원으로 수입가격보다 15만원 가량 싸며 중간재격인 슬래브를 구입해 후판을 생산하는 동국제강도 t당 71만5천원(기본제품 가격)에 파는 실정이다. 포스코는 그동안 국내 조선업계의 실정을 감안해 후판 가격 인상을 자제했으나 일본업체가 4분기 가격을 t당 6백달러로 1백50달러이상 올린 이후 국내 공급분과 수입제품간에 가격차이가 더 벌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포스코에 주문이 더욱 몰리는 등 수급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포스코는 주장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후판 수요업체들이 수입을 꺼리고 포스코에만 공급물량 확대를 요구하면서 수급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인상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가격인상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포스코는 조선업계의 후판 공급확대 요청에 따라 수출물량을 내수로 전환하고 노후설비를 교체해 오는 2008년까지 50만t을 증산하는 한편 열연강판(핫코일)을 후판 대체소재로 개발해 40만t 이상을 추가 공급키로 하는 등 물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에 조선업계는 올해 1백50만t의 후판이 모자란다며 포스코에 생산능력 확충과 가격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