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서울 한복판에서 '도심혈전(都心血戰)'을 벌인다. 오는 7일 서울 용산역사에 이마트가 문을 열면서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도전장을 던질 예정이기 때문.두 할인점은 점포간 거리가 3km에 불과할 정도로 근접해 있어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한판 대결이 불가피하다. 특히 이마트 용산역점은 자존심을 걸고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깨뜨린다는 전략이어서 경쟁은 더욱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잘나가는 롯데마트 서울역점 지난 6월 오픈한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예상외의 실적을 올리며 3개월만에 롯데마트 최상위권 점포로 우뚝 섰다. 개점 당시 매출 목표는 한달에 60억∼70억원이었으나 현재 1백1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개점 첫달부터 경상이익을 내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김동문 점장은 "배후 아파트단지가 없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밖으로 오피스 샐러리맨 고객이 15%대까지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해주고 있다"며 "인근 식당과 철도고객들도 매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도심 할인점이 없다는 점 때문에 용산구 서대문구 중구 은평구 마포구 등 도심 소비자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입지 좋은 이마트 용산역점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깨야 하는 이마트 용산역점은 9만평의 대형 복합쇼핑몰(스페이스9)로 개발된 용산역사에 위치한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11개관 규모의 멀티플렉스 영화관(CGV)과 의류전문관,전자전문관,엔터테인먼트 시설,각종 식음료 서비스 공간,젊은이의 광장 등을 넣어 '제2의 코엑스몰'을 지향하고 있다.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용산 일대와 여의도 이촌동 한남동 등지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입지로만 보면 이마트 용산역점이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비해 유리하다는 평가다. 이인균 이마트 상무는 "용산역점이 서울 도심을 대표하는 할인점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치열한 신경전 이마트는 그러나 유리한 입지 때문에 오히려 긴장하고 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보다 낮은 실적을 올리지 않을까 하는 염려 탓이다. 실제로 개점을 앞두고 용산역점 점장이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수시로 찾아 고객동향과 판매상황을 체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규모면에서 롯데마트보다 조금 뒤진다는 점에도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매장면적이 2천8백여평으로 롯데마트(3천2백여평)보다 좁다. 남창희 롯데마트 마케팅실장은 "이마트는 할인점들이 꺼리는 지하 1,2층에 위치해 있고 전자제품을 취급하지 않아 이마트의 브랜드 파워를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마트의 약점을 공격했다. 롯데마트는 이마트 용산점 개점 하루 전인 6일부터 5일간 '특별한 5일장'이란 행사를 열어 이마트바람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용산역점이 복합쇼핑몰이란 장점을 살려 최대한 고객을 끌어온다는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