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쟁력을 높이자] <1> 스웨덴 발렌베리 그룹 '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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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발렌베리(Wallenberg)그룹은 한국의 '재벌'과 많이 닮았다.
다양한 업종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것이나,경영권을 자식에게 계승시키고 있는 것 등 비슷한 점이 많다.
실제 발렌베리 가문은 인베스터AB라는 지주회사를 통해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가전업체인 일렉트로룩스,자동차 회사 사브,발전설비 부문 세계 3대업체인 ABB,대형 트럭회사인 스카니아 등 14개의 상장사를 계열사로 지배하고 있다.
또 5대에 걸쳐 1백50년 동안 기업 소유·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사회민주주의 국가인 스웨덴에서 이런 재벌이 어떻게 살아 남았을 뿐 아니라,번성할 수 있었을까.
스웨덴은 사민당이 1932년 이후 70여년간 집권해 세계에서 좌파가 가장 오래 정권을 잡고 있었던 나라다.
좌파 정권에서 발렌베리 같은 재벌이 존속할 수 있었던 건 1938년 사민당 정권과 발렌베리가 맺은 '살트셰바덴 협약' 덕분이었다.
당시 발렌베리는 기업의 소유·경영권을 보장받는 대신 일자리 제공과 기술투자에 힘쓰고 최고 85%의 고율 소득세를 내는 등 '사회에 적극 공헌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한때 대기업 국유화를 추진했던 사민당도 실리를 선택해 발렌베리 재벌을 인정했다.
오늘날 스웨덴의 국가경쟁력을 지탱해주고 있는 발렌베리그룹은 결국 좌파정권과 재벌의 실용적 '공존의 지혜'가 낳은 산물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