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인수 및 해외에너지 확보를 위한 중국의 해외투자가 점차 대담해지고 있다. 상하이자동차가 한국에서 쌍용차 인수를 마무리짓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에서는 현지 최대 광산 업체 노란다가 중국 귀저우금광산수출입공사(민메탈) 컨소시엄을 우선인수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해외 진출 촉진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중국 기업의 외국기업 인수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해외기술 및 자원확보가 목적=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 기업의 해외 투자액(금융권 제외)은 7억7천만달러로,전년 동기 대비 41%,건수(2백50건)로는 66% 늘었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제약사인 산주가 일본 제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도아세이야쿠의 대주주로 올라섰고,우한·만산·당산철강과 장쑤샤강 등 4개 철강회사는 호주 BHP빌리톤으로부터 1개 광산 지분 40%를 확보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유가가 불안하게 치솟자 해외 에너지 자원 확보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누적 기준으로 중국은 지난해 말 현재 전 세계 1백60개국 7천4백70개 기업에 3백30억달러(약 38조원)를 투자하고 있다. 이 중 60억달러가 외국 유전 및 가스전에,10억달러가 광산 소유권을 인수하는 데 투입됐다. ◆투자 규모 점점 커지는 추세=최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중국의 해외 투자가 선진국 중심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독립국가연합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단도 대담해져 국제 인수합병(M&A)이 늘고 금액도 커졌다. 지난 한햇동안 중국 기업이 주도한 국제 M&A는 총 8억3천4백만달러 규모로,중국의 해외 투자 총액에서 40%를 차지했다. 현재 민메탈이 캐나다 노란다와 협상 중인 인수 가격은 50억달러로,중국의 단일 해외 투자 금액 중 사상 최대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가 차원의 전폭적 지원=배후에는 중국 정부의 '해외 진출 촉진 정책'이 있다. 중국 정부는 기업이 해외로 진출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중앙 정부가 독점해온 해외 투자 승인 권한을 지난해부터 지방 정부로 대폭 이관했다. 지난달에는 상무부가 '이 나라에서는 이런 업종에 투자하라'는 투자 권장 대상까지 발표하고 한국의 경우 화학과 자동차 업종을 추천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의지를 반영,해외 기업 인수에 뛰어드는 중국 기업은 대부분 국영이다. 캐나다 노란다 인수는 민메탈과 바오산철강 등 5개 국영업체와 국영 중국개발은행이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해외 투자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데는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외환보유고를 방출,환율 자유화에 대한 국제적 압박을 완화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