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가 개원한 지 4개월이 가까워지면서 여야 각 당 내부의 세력 구도도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개혁파와 실용파가 두 축을 이루며 팽팽히 맞서 있는 형국이고,한나라당은 당권파가 소장파 의원들과 손잡고 확실한 주도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열린우리당의 '개혁입법 활동'은 재야 출신들이 주축을 이룬 국민정치연구회와 개혁당 출신으로 구성된 참여정치연구회가 주도하고 있다. '친 김근태' 계열이면서 당내 최대 계파인 국민정치연구회에는 장영달 임채정 정봉주 의원 등 40여명의 의원이 가입해 있다. 유시민 김원웅 유기홍 의원 등 개혁당 출신들이 주축을 이룬 참여정치연구회도 각종 개혁입법에서 발언권을 높여가고 있다. 실용파에는 전문가 그룹과 '친노(盧)' 성향의 386 의원들이 대거 참여한 신(新)의정연구센터가 버티고 있다. 이광재 서갑원 김태년 의원 등 청와대 출신 386 의원들은 신의정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세력을 키워가고 있다. 전문가 그룹으로는 김진표 강봉균 의원 등 관료 출신과 유인태 유선호 의원 등 청와대 근무 경험자,심재덕 유필우 의원 등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의원들이 내달 결성하는 '일토삼목회(一土三木會)'가 눈에 띈다. 한나라당은 원내대표단·정책위의장단 등 당권파와 여의도연구소 팀,소장파들이 '실세 3각축'을 이룬다. 당권파들이 당의 현안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반면,여의도연구소는 장기 집권 프로그램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원희룡 최고위원을 비롯한 소장파들은 지도부와 여의도연구소 등 곳곳에 포진,박근혜 대표를 떠받치고 있다. 김덕룡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단은 17대 국회 들어 강화된 위상에 걸맞게 당의 국회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남경필 수석부대표는 여야 협상과 대여전략 수립에 거의 전권을 위임받아 일한다. 기획업무는 이병석 의원이 맡고 있고,유기준 이혜훈 안명옥 최구식 의원 등 초선의원들이 현장 의견 수렴을 담당한다. 이한구 의장이 주도하는 정책위의장단에는 유승민(제3정조위원장) 최경환(제4정조위원장) 의원 등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유 의원은 공정거래법과 기금관리기본법 등 경제 현안에 대한 대여 협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박해영·최명진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