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제대로 쉬지 못하는 일선 경찰들이 수당까지 대폭 삭감당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주5일제를 월 1회 시행한다'는 이유로 18일에 1회씩 주간근무 1일을 휴무로 하는 대신 초과근무 수당 1일분을 월급에서 삭감한다는 지침을 전국 지구대에 내렸다. 이에 따라 계급별로 차이가 있지만 고참 경사의 경우 월 20만원 이상, 연봉으로는 200만원이 훨씬 넘는 수당이 삭감됐다. 이같은 조치가 내려지자 경찰청 홈페이지에 항의성 글이 잇따라 올라오는 등 일선 경찰에서 노골적인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 일선 지구대의 김모(50) 경사는 "휴일도 없이 한달에 수십시간의 초과근무를 하고도 지금껏 수당을 제대로 못 받았는데 하루 쉬게 해준다는 명목으로 수당을 대폭 삭감하는 게 말이 되는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지구대 근무경찰의 경우 한달 중 열흘은 주간 10시간, 열흘은 야간 14시간으로 3조 2교대 근무를 해 한달에 평균 240시간의 근무를 하고 있다. 공무원 법정근로 시간이 월 192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한달에 48시간의 초과근무를 하지만 지금껏 받은 초과근무 수당은 월 12시간에 지나지 않았으며, 이 마저도 이번에 삭감된 것. 더욱이 24시간 365일 상시근무 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이들은 이번 추석 연휴에도 일상적인 업무는 물론 각종 단속과 검문검색, 방범순찰 등으로 인해 제대로 쉬지못할 전망이다. 일선서의 한 경찰은 "수뇌부나 기획예산처가 `경찰 복지를 향상시키겠다'고 약속해 믿고 있었는데 돌아온 것은 대폭 깎인 연봉"이라며 "그들이 일선 경찰의 처지를 조금이라도 헤아리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전국 지구대 근무경찰은 4만2천여명으로 전체 경찰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