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설립에 기여한 언더우드가(家) 4대손 원한광씨(61)가 11월 영구 귀국을 앞두고 이 대학 공과대학원 최고위과정생을 대상으로 21일 고별 강연을 가졌다.


원씨는 30여년간 한국에 머물며 대학강단에 섰던 만큼 유창한 한국어로 '21세기 국제화'를 주제로 살아있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한국의 국제화는 놀라운 수준이지만 아직은 반쪽짜리 국제화"라고 운을 뗀 뒤 "제대로 된 국제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밖으로의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해에 외국으로 나가는 한국 학생 수가 16만명에 달하지만 국내에 들어오는 학생 수는 고작 8천명에 불과하다"며 "안팎 교류가 균형을 이뤄야 국제화에 대한 변화,흐름이 형성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이 좋아 귀화한 외국인은 '한국인'이 아닌 말 그대로 '귀화한 외국인'에 불과하다"며 "이는 닫혀있는 한국인들의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물 안 개구리'는 밖으로만 마음이 향해있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물 안으로 들어오려는 외국인,문화에 대해서도 폭넓게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원씨는 강연이 끝난 뒤 "내가 간다고 하니 다시는 안올 사람처럼 자꾸 말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며 "한국을 잘 아는,한국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는 강연 내내 '한국'이라는 말 대신 '우리나라''우리나라 사람'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마음 속에 배어있는 남다른 '한국 사랑'을 표현하기도 했다.


원씨는 1971년 이 대학 영문과 조교수로 시작해 올해 3월까지 강단에서 학생들을 직접 지도해왔으며,11월 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가 이 대학 재미재단 설립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