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골퍼 가운데 유일하게 '집게 퍼팅그립'을 하는 박도규(34·테일러메이드)가 휘닉스파크배 제47회 한국프로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4억원)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박도규는 19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CC(파72)에서 끝난 대회에서 4라운드 합계 15언더파 2백73타를 기록,지난해 챔피언 박노석(37·P&TEL)을 4타차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지난 94년 프로가 된 이후 통산 3승째이며,2002유성오픈 이후 2년4개월 만의 정상복귀다. 퍼팅 그립을 붓질하듯 독특하게 쥐는 박도규는 2001년 충청오픈우승 등으로 상금랭킹 2위까지 차지했지만 그 이후 '입스'(yips:심리적 원인에 의한 퍼트불안 현상)가 찾아와 작년 상금랭킹 23위로 추락한데 이어 올해도 상위권 입상마저 뜸했다. 그러나 내셔널타이틀인 이번 대회 우승으로 슬럼프 탈출에 성공하며 보란듯이 '부활'했다. 박도규는 우승상금 8천만원을 받아 시즌 상금랭킹이 종전 36위에서 4위(9천1백85여만원)로 수직상승했다. 박도규는 이로써 3년 전 이 대회에서 한국남자프로골프 신기록을 세우고도 우승하지 못한 기억을 떨쳐버릴 수 있게 됐다. 박도규가 당시 1라운드 인코스에서 기록한 '9홀 28타'는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그는 그해 2라운드에서는 '18홀 최소타수' 타이인 62타를 쳤었다. 2000년에 이어 작년에도 이 대회 우승 트로피를 안았던 박노석은 올해 2위를 차지하며 이 대회와의 각별한 인연을 과시했다. 박노석은 4천만원의 상금을 받아 장익제(31·하이트맥주)에 이어 상금랭킹 2위로 올라섰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