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평채 10억弗 발행…유통금리 사상최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부는 실효성 논란을 빚어온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10억달러 어치를 16일(현지시간) 미 재무부 채권(TB)에 85bp(1bp=0.01%)를 얹은 선에서 발행했다고 발표했다.
또 뉴욕시장에서 거래되는 2008년 만기 외평채 가산금리가 TB 기준으로 0.19%포인트를 기록,사상 처음 0.1%대로 하락했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는 적극적인 경기부양정책 등에 힘입어 한국을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시선이 점차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해석은 다르다.
시장 관계자들은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보험사 등 장기 투자기관들이 외평채 매수에 적극 뛰어들고 최근에는 개인들까지 가세해 외평채 가산금리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갈수록 낮아지는 외평채 가산금리
17일 재경부에 따르면 2008년 만기 외평채에 붙는 가산금리는 지난 14일 TB 기준으로 0.19%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8년 발행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재 5년 만기 TB의 금리가 연 3.3∼3.4% 수준이므로 한국 외평채는 대략 연 3.5∼3.6%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발행 당시 3.55%포인트에서 출발한 2008년 만기 외평채의 가산금리는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 2002년 말에는 1%포인트선까지 떨어졌고 최근엔 0.2∼0.4%포인트대를 오르내렸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 같은 가산금리 하향 추세에 대해 "국내 경제에 대한 외국의 신뢰도가 높아지는 흐름이어서 앞으로도 가산금리 하락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외평채로 몰려가는 국내 투자자금
그러나 국내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외평채 가산금리가 하락한 가장 큰 원인으로 국내 장기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꼽고 있다.
외평채를 사들이는 주요 세력이 외국인이 아니라 한국 금융회사라는 지적이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연 3.56%까지 떨어진 국고채(3년물) 금리가 콜금리(연 3.50%)에 바짝 다가서면서 더 이상 국내에서는 장기 투자자들이 돈 굴릴 대상을 찾기 힘들어졌다"며 "이에 따라 보험사 연기금 등 장기 투자기관들이 앞다퉈 외평채를 사들이면서 외평채 가격을 끌어올리고(가산금리는 하락)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뉴욕에서 이뤄진 외평채(10년물) 입찰에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참여했고 연기금 산업은행 등도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10년물 외평채의 경우에는 가산금리가 미 국채에 비해 0.8%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어서 환율 변동 리스크를 헤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이익이 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개인들마저도 은행과 증권사 등을 통해 외평채 매입에 나서고 있다.
국내 은행 관계자는 "지난 98년 발행된 2008년 만기물의 경우 소득세가 면제돼 낮은 예금금리에 실망한 개인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국내 은행과 증권사들이 외평채를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