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인수·합병(M&A) 우려가 제기돼왔던 삼성물산의 '백기사'로 등장했다. 삼성SDI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7백억원을 들여 장내에서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지분율을 현재 4.5%에서 7.5%로 확대키로 결의했다. 회사측은 주식 취득 이유에 대해 '해외법인에서 받은 배당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투자'라고 밝혔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삼성SDI의 이번 결정을 삼성물산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지분 확대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4.02%를 비롯 삼성정밀화학(5.59%) 삼성증권(0.27%) 삼성테크윈(4.28%) 제일기획(12.64%) 삼성SDS(17.96%) 삼성카드(3.12%) 삼성에버랜드(12.48%) 삼성석유화학(13.05%) 삼성네트웍스(19.47%) 등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사실상의 그룹 지주회사다. 그러나 삼성물산에 대한 삼성그룹의 지분율은 13.5%에 불과하고 특히 1대주주인 삼성생명이 금융사여서 의결권을 제한받아 대주주 지분율이 취약한 상태다. 삼성SDI가 앞으로 지분을 늘리면 삼성물산의 우호지분은 13.5%에서 16.5%로 늘어나게 된다. 삼성물산은 올들어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작년 4월 20%에 불과했던 지분율이 지난 16일 현재 45%로 급증한 상태다. 여기에 사모주식투자펀드(PEF)가 오는 11월부터 허용되면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이날 삼성물산은 전날보다 10.87% 급등한 1만5천8백원에 마감됐고 삼성SDI는 4.23% 하락,11만3천원으로 장을 마쳤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