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시내전화 번호이동제가 실시된 후 KT에서 하나로텔레콤으로 서비스 회사를 바꾸겠다고 신청한 고객은 25만명에 달했으나 실제로 번호를 이동한 고객은 12만명에 불과해 절차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로텔레콤은 16일 지난 7,8월 시내전화 번호이동제 대상지역이 부산과 서울로 확대된 후 25만3백30명(14일 기준)이 번호이동을 신청했고 이 가운데 12만3천5백75명이 서비스 회사를 바꿔 개통했다고 밝혔다. 개통건수가 번호이동 유치건수의 절반을 밑도는 것은 기존 고객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KT의 '역(逆)마케팅'이 작용한 데다 시내전화 번호이동에 5~6일이나 걸리는 불편 때문이라고 하나로텔레콤 측은 주장했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번호이동을 신청했더라도 KT로부터 번호이동 사실을 확인받아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많아 중간에 포기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며 "번호이동 신청 후 개통까지 30분 밖에 걸리지 않는 이동전화에 비해 시내전화 번호이동 절차는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은 또 지난 7월 시외전화 서비스를 시작한 후 KT 유선전화 가입자 중 30만명을 '시외전화 사전선택제' 고객으로 확보했다. 시외전화 사전선택제는 KT 시내전화를 쓰면서도 하나로텔레콤 시외전화를 쓸 수 있는 제도다. 하나로텔레콤은 현재 5% 수준인 유선전화 시장점유율을 연말까지 6%로 높이고 2007년까지는 1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