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이 15일 마약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한 배모(52)씨 등 중국 히로뽕 밀수조직은 중국 훈춘→러시아 자루비노항→속초항으로 히로뽕을 밀수, 속초항을 통한 마약밀수의 새로운 루트가 수사에서 확인됐다. 수원지검에 따르면 히로뽕 밀수조직 총책 배씨는 중국 훈춘의 조선족 공급책으로부터 히로뽕을 건네받아 짐이 많은 보따리상들을 운반책으로 고용, 국내 공급책에게 건네주는 수법을 사용했다. 배씨는 밀수 과정에서 종래의 중국 연길에서 항공기편으로 인천공항으로 들어오거나 중국 위해, 청도에서 여객선을 이용해 인천항으로 들여오는 기존 루트를 피해러시아를 경유해 속초항으로 들어오는 루트를 이용했다. 중국 공급책으로부터 히로뽕을 건네받은 배씨는 운반책 보따리상을 물색한 뒤운반비조로 100만원 내외를 지급하고 이들에게 히로뽕을 소지하게 한 뒤 중국 훈춘에서 버스편으로 러시아 자루비노항으로 보냈다. 중-러 국경을 통과할 때 러시아 국경수비대가 중국인에 대한 검색은 철저하게하지만 한국 여권을 갖고 있을 경우 쉽게 국경을 통과한다는 점도 속초항 루트의 이점이 됐다. 그동안 러시아를 통한 마약 밀수 사례가 없어 러시아발 여객선에 대한 검색이상대적으로 허술했고 인천공항이나 인천항보다 속초항 검색이 수월했던 점은 이들조직이 속초항 루트를 이용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 이번 수사에서는 또 중국에 조선족으로 구성된 히로뽕 공급조직의 실체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검찰 조사에서 공급총책 배씨는 히로뽕을 중국 조선족 신모(45), 김모(37)씨 등훈춘, 연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조선족 히로뽕 공급조직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들 조선족 공급책의 신원을 중국 인터폴에 통보, 중국 내 히로뽕 유통조직 수사에 참고토록 했다. 수사과정에서 중국에 체류중이던 공급총책 배씨를 검거하게 된 것은 중국 인터폴과 외교통상부, 경찰청 등 관련기관이 동원된 국제공조수사의 결과로 한.중간 공조수사의 성공적 사례로 기록됐다. 수원지검은 지난 5월 이들 히로뽕 밀수조직 첩보를 입수하고 속초항으로 들어오는 보따리상들을 상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7월에 배씨가 중국 길림성 연길시 공안국에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됐다는 정보를입수하고 주중대사관을 통해 중국 인터폴에 배씨의 추방을 요구했다. 한달여 외교접촉 끝에 중국 인터폴은 지난달 28일 한국측에 배씨 추방계획과 항공편을 통보, 검찰은 인천공항 항공기 출입문에서 배씨를 체포할 수 있었다. 수원지검 박충근(朴忠根) 강력부장은 "밀수조직 총책인 배씨 검거는 중국 인터폴을 통해 마약 범죄자를 직접 인도받은 첫번째 사례"라고 밝혔다. (수원=연합뉴스) 박두호 기자 d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