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오세티야의 학교 인질참극의 사상자가 1천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되면서 왜 그토록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단 인질로 잡혀있던 숫자가 너무 많았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지난 2002년 10월 모스크바 극장 인질사건 당시 800명의 인질에 비한다면 2배나많은 숫자다. 당시 인질범을 포함해 전체 사망자 수도 170명으로 이번 사태의 사망자 수는 그 2배를 넘고 있다. 특히 1천명이 넘는 대부분의 인질들이 억류돼있던 학교 체육관 지붕이 붕괴되면서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력진압 직후 체육관 현장을 찾은 영국의 한 기자는 100여구의 시체가 쌓여있다고 했고 일간 이즈베스티야도 300구 이상의 시체가 있었다고 보도할 만큼 체육관에서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인질들은 지붕이 붕괴되면서 사망한 경우도 있지만 폭발음이 들리고 무력진압이이뤄지는 와중에 창문을 통해 나가려다 인질범들의 총에 맞아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질범들이 도망을 치면서 어린 학생들을 볼모로 잡고 있었는데 이들도 거의마지막에 인질범들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즈베스티야는 6일 학교 앞 바리케이드 주변에 자발적으로 무장한 시민들이 많았는데 이들이 진압 과정에 참가했다가 많은 수가 희생됐을 것으로 보도했다. 모스크바 타임스도 이날 대규모 시민들이 진압 현장에 뛰어들면서 러시아 특수부대원들이 인질범들을 제압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한 특수부대원은 "너무나 혼란스러워서 누가 인질범이고 누가 일반 시민인지 구별할 수 없을 정도였다"면서 무고한 시민들에게 무차별 총격이 가해졌음을 시사했다. 이로 인해 보통 사건 현장 1㎞ 밖에 바리케이트를 설치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학교 바로 앞에 바리케이드를 만들어 주민들의 선동을 부추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인질들이 어린이와 여성이 많아 도망치기에 상대적으로 불리했다는 지적도 있다. 일간 코메르산트는 이날 많은 인질들이 사살됐는데 여성이나 아이들은 등에 총상을 입었고 남성들은 머리와 가슴에 총격 자국이 남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아이와여성들의 경우, 탈출하다 쉽게 인질범들의 총격 목표물이 된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