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가 독일의 지멘스와 함께 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PET)와 자기공명영상(MRI) 기술을 결합한 '퓨전영상시스템' 상용화에 나섰다. 이 기술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가천의대 초대 뇌과학연구소장으로 영입된 조장희 박사가 개발 중인 차세대 뇌 영상기술로,연간 수천억달러에 이르는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가천 길재단 이길여 회장은 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하인리히 쾰렘 지멘스메디컬 사장과 뇌 영상장비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지멘스는 뇌과학 분야의 석학인 조 박사 등 연구진에 최신 MRI 장비의 원천기술을 제공하고 장비도 저렴하게 공급하기로 했다. 지멘스는 또 앞으로 개발될 퓨전영상시스템의 생산과 판매를 맡으며 이를 위해 한국에 연구개발(R&D) 센터 및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키로 했다. 지멘스는 지난번 MRI 등 영상장비개발 과정에서 조 박사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을 감안,이번에 뇌과학연구소를 전폭 지원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천의대는 이번 연구를 위해 6백40억원을 투입,국내 최대 규모의 뇌 전문연구소를 길병원 안에 설립키로 했다. 올해부터 퓨전영상시스템 등에 대한 연구와 설계 작업에 들어가 2006년까지 7.0테슬라(T)급의 MRI 시스템 설치를 완료하고 2006년부터 2009년 사이에 MRI·PET를 통합한 퓨전영상시스템을 완성할 계획이다. 가천의대와 지멘스는 향후 개발될 기술에 대해 절반씩 권한을 나눠 갖기로 했으며 각각 지식재산권 수입의 2.5%를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한국 정부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번에 개발되는 퓨전영상시스템이 상용화되면 연간 수십억원의 기술 로열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가천의대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연간 20억달러의 장비 시장과 수천억달러의 치료 서비스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천의대 신경과 김영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의과학 기술을 발전시키는 절호의 기회"라며 "지멘스와 가천의대가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신라호텔에서 이날 열린 뇌과학연구소 창립 세미나에는 김원기 국회의장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강신호 전경련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 박사 등이 특별 강연을 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