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5일 '국보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열린우리당의 중요한 당원인 대통령의 말씀을 참고로 여기고 폭넓은 여론수렴에 나서겠다"며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며 시간이 걸려도 상관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국보법 폐지에 서명한 의원은 소속 의원 1백52명 중 87명이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사회적으로 민감한 현안에 직접 나서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비판론도 제기됐다. 한나라당은 파상공세에 나섰다. 박근혜 대표는 "대통령의 발언은 헌재와 대법원이 국보법 존속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에 대해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라며 "'나의 모든 사상과 생각은 헌법에 담겨 있다'고 말한 대통령이 이렇게 법을 무시해도 되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이한구 정책위 의장은 "대법원에서 체제보위를 위해 국보법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대통령이 반대방향으로 나가는 것은 책무를 바로하지 못하는 행위"라고 지적한 뒤 "'대통령이 국보법을 없애야 문명국가로 간다'고 발언한 것은 스스로가 야만국가의 대통령이라는 것"이라고 맹공을 가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대통령의 인식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재창·최명진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