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 맞붙을 때 1인치씩 밀리기 시작하면 끝장난다.인생이나 풋볼이나 모두 1인치 게임이다.1인치들이 모여 승패를 바꾸고,삶과 죽음을 갈라놓기 때문이다.죽을 각오가 돼 있는 사람만이 1인치를 얻는다.동료를 위해,팀을 위해 희생할 때 1인치를 얻게 된다. 자,어떻게 할건가!"(영화 '애니 기븐 선데이' 중에서)
LG전선의 '혁신 전도사' 구자열 부회장이 임직원들의 마음가짐을 다잡기 위해 이번엔 영화를 동원했다.
과감한 도전과 팀원들간 협력을 통해 진정한 승리를 얻는다는 내용을 다룬 풋볼 영화인 '애니 기븐 선데이(Any Given Sunday)'에 대한 느낌을 최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것.
거장 올리버 스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명배우 알 파치노가 주연한 이 영화를 소개하면서 구 부회장은 자신이 꿈꾸는 LG전선의 미래를 함께 얘기했다고 회사측은 5일 밝혔다.
구 부회장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영화 대사를 인용하며 "혁신하기 위해선 과감한 실행과 팀워크가 중요하다.성공적인 혁신을 향해 우리 함께 1인치씩 앞으로 나아가자"고 했다.
임직원들에게 혁신 마인드를 전파하려는 구 부회장의 노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LG전선의 최고경영자(CEO)가 된 그는 '혁신 없는 기업은 미래도 없다(No Innovation,No future)''유어 넘버원 크리에이티브 파트너(Your №1 Creative Partner)' 등 혁신과 도전을 강조한 슬로건을 내세우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경영 혁신과 변화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질 것을 강조해왔다.
보수·안정적인 LG전선의 조직문화로는 미래의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7월에는 LG전선의 조직문화를 뜯어고치기 위해 혁신의 대명사인 일본 도요타자동차에 임직원을 보내기도 했다.
LG전선은 구 부회장 취임 이후 코스페이스 등 6개 중소기업을 차례로 인수한 데 이어 전선업계 4위 업체인 진로산업 인수전에도 뛰어드는 등 과거에는 보기 힘들었던 '공격 경영'에 들어간 상태.
구 부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젊은 나이에 무엇을 못하겠는가.젊은 CEO가 버티고 있는 LG전선의 미래를 잘 지켜봐달라.진로산업도 반드시 인수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