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연중 최고가에 근접했다. 3일 거래소시장에서 한국전력은 전일 대비 3.10% 오른 2만1천5백50원에 마감됐다. 외국인들은 이날 71만주(1백53억원)의 대규모 순매수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기관도 지난달 중순 이후 꾸준히 매수하며 외국인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로써 한전 주가는 나흘 연속 상승,연중 최고치인 2만2천5백원(3월3일)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한전의 강세는 무디스가 이 회사의 외화표시채권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앞으로 6∼9개월 정도 악재가 없으면 한전의 신용등급을 현행 A3에서 A2로 높일 계획이다. 만약 상향 조정이 이뤄지면 기업신용등급이 국가신용등급(A3)보다 높아지는 첫 사례가 된다. 무디스는 한국 정부가 한전의 배전분할부문 민영화 작업을 중단,전력 가격의 변동성과 위험이 낮아진 점을 상향 조정의 이유로 들고 있다. 한전은 지난 2000년 민영화 관련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발전자회사를 매각하고 배전부문을 분할하는 등 구조개편작업을 진행해오다 지난 6월부터 잠정 중단했다. 신지윤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선진국에서 전력회사 민영화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한전의 잉여현금 흐름이 2002년부터 플러스로 전환돼 차입금을 자체적으로 갚았다"며 "구조조정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시각이 다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유가 상승,내수경기 침체,물가 상승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전의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데다 예상배당률도 높아 외국인과 기관의 러브콜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