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차붐' 차두리(24.프랑크푸르트)가 아버지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이 국가대표 시절 달았던 11번을 물려 받아 베트남과의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 나선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2일 "차두리가 귀국 전에 직접 11번을 달고 싶다는 강력한 뜻을 전해와 11번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고려대 시절부터 11번을 달았던 차두리는 2002년한일월드컵 당시 16번을 달고 뛰었다. 당시 11번은 대표팀 새내기인 차두리가 넘볼수 없었던 '대선배' 최용수(교토퍼플상가)의 등번호였기 때문. 또 최용수가 대표팀에서 제외된 이후 11번은 동갑내기 정경호(울산)의 차지였지만 이번 베트남전을 앞두고 정경호가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차두리의 몫으로 돌아왔다. 차두리가 이처럼 11번을 고집한 이유는 지난 7월 막을 내린 아시안컵에서 살아난 골 감각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욕도 있지만 전성기 때의 아버지처럼 대표팀 간판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 특히 `갈수록 아버지의 외모를 빼닮아 가지만 실력만큼은 못미친다'는 주변의 우려를 이번 베트남전을 통해 불식시키겠다는 차두리의 각오도 크게 작용했다. 한편 이번 베트남 원정팀의 등번호 가운데 5번이 빠져 눈길을 끌었다. 5번은 부동의 대표팀 수비형미드필더로 자리잡은 '진공청소기' 김남일(전남)의 고유번호. 김남일은 오른발등 부상으로 이번 베트남원정에서 제외됐지만 대표팀은 김남일의 복귀에 대비해 5번을 아예 비워놓는 특별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파주=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