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포커스] 카드수수료 분쟁 '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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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카드수수료 인상문제를 놓고 유통업계와 카드업계의 싸움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어제 이마트가 전 점포에서 카드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우려했던 카드대란이 현실화된 것입니다.
취재 기자와 함께 합니다.
조성진 기자, 이마트 상황이 어떻게 되어 가고 있습니까?
(기자)
신세계 이마트가 어제 9월 1일자로 전국 65개 점포에서 비씨카드를 사용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가맹점 수수료 인상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온 비씨카드와 신세계 이마트는 결국 대화의 물꼬를 트지 못하고 피할 수 없는 대치국면에 돌입한 것입니다.
이렇게 되기까지의 경로를 보면 비씨카드가 가맹점 수수료를 9월 1일자로 종전 1.5%에서 2.0~2.35%로 인상하겠다고 이미 신세계 이마트에 통보했었고, 이마트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이마트는 예정대로 카드수수료를 인상할 경우 비씨카드에 대해서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비씨카드는 예정대로 수수료를 인상했고 이마트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결국 예약된 수순을 밟게 된 것입니다.
어제 오전까지 해결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자 이마트는 결국 가맹점 계약 해지의사를 비씨카드에 전달했고, 전 점포에서 비씨카드를 전면 받지 않기에 이른 것입니다.
(앵커)
고객들 불만이 상당히 클 것 같은데 비씨카드 사용 거부 첫날 표정 전해주시죠.
(기자)
어제 이마트를 찾으셨던 소비자들은 조금은 놀라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 오전 이미 전국 이마트 매장에는 비씨카드로 결제를 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었기 때문입니다.
이마트는 고객들에게 다른 카드 사용을 권유하고 전단 및 핸드빌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비씨카드 사용중지 안내문을 고지했습니다.
그러나, 일단 생각했던 것보다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마트에서는 고객 구매상황을 계속 집계 중인데요, 그 자료에 따르면 어제 저녁 8시까지 전체 구매 건수는 250,000건이며, 이중 비씨카드를 최초 결제 수단으로 제시하는 고객은 2,232명으로 전체 구매건수 중 0.89%를 차지하는 정도의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또 비씨카드를 제시한 고객 중 42%인 914명이 등 타사 카드로 전환 결제했고, 현금으로 결제 수단을 변경한 고객도 51%인 1,146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현금 부족이나 대체 카드가 없는 등의 이유로 구매를 포기하거나 연기한 고객은 172명에 불과했고, 이는 전체 구매 건수의 0.069%, 비씨카드 제시 고객의 8%에 머문 수치입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카드사와 유통업계의 분쟁에 대해 일반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데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를 2-3개씩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비씨카드 대신 다른 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는 결과입니다.
다만 비씨카드 결제거부 사실을 미처 알지못한 일부 고객이 가벼운 항의를 하는 풍경이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
(앵커)
일단 이마트 상황은 그렇고, 카드 가맹사업자들도 어제 비씨카드에 대해 항의 집회를 가진 것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카드 가맹사업자들의 모임인 전국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 소속 회원 천여 명은 어제 서울 서초동 비씨카드 본사 앞에서 카드사의 일방적 가맹점 수수료 인상을 규탄하는 궐기대회를 가졌습니다.
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는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 강행 방침에 대해 방만한 경영에 의한 부실을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미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상 방침을 이들 업계에 통보했거나 협의를 진행 중이었습니다.
이미 지난 6월초 비씨카드가 가맹업체 중 매출기여도가 낮은 1만3000여개 중소형가맹점의 수수료율를 종전보다 2.5~3.0% 인상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가맹업체들의 기존 수수료율이 2%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올려놓은 수칩니다.
가단협은 소규모 단체들이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협상력을 얻기 위해 다른 유통 관련 협회들을 끌어들이면서 점점 세를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나, 상황은 여기에서 끝나지만은 않을 것 같죠? 앞으로의 상황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기자)
비씨카드에 이어 국민은행의 KB카드도 오는 6일부터 이마트에 대한 수수료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어서 소비자 불편은 점점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마트는 그저께 비씨,KB,LG 등 카드 3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데 이어 조만간 비씨카드에 대해 일방적 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금전적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방침입니다.
한편, 주요 카드사들은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다른 할인점들에게도 카드수수료를 인상해 달라고 통보해 놓은 상태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단순히 비씨카드와 이마트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통업체와 카드업계 전체 대결 구도로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문제는 가맹점 측과 카드사가 제대로 협상을 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신용카드 문제는 소비자의 생활경제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사태가 원활히 마무리되어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겪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카드사와 가맹점들은 사태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협상은 커녕 서로 자신들의 입장만을 지나치게 고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이 사태에 대해 정부가 방관만 하지 말고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와 카드사의 생존 싸움으로 결국 추석 대목을 앞둔 소비자들이 고스란이 부담을 떠안게 될 전망입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