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상인 성공사례] (15) 등산 소모품 판매 유해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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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연씨(44)는 두번의 쓰라린 사업실패 경험이 있다.
30대 초반에 벌였던 러닝머신 수입사업은 초기 "대박"을 터트렸다.
하지만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비난여론이 일며 수입통관이 안돼 하루아침에 빚더미에 올라섰다.
지난 91년에는 중고생 입학시즌에 맞춰 잔뜩 들여온 선물용 시계가 걸프전 발발로 그대로 재고로 쌓이는 불운까지 겪었다.
이후 베트남에서 사업을 벌이는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한 유씨는 지난해 등산 등 아웃도어 레저상품을 취급키로 하고 세번째로 창업했다.
이번엔 다행스럽게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그는 옥션을 비롯한 인터넷쇼핑몰에서 등산 레저용품의 소모품을 주로 판매한다.
월 매출은 2천만원 정도.
하지만 가격 경쟁이 덜한 소모품을 주력으로 하는 데다 유씨의 상품 발굴 노하우 덕에 마진율은 40%를 웃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창고 겸 사무실의 운영비 등 제반경비를 제외한 7백여만원이 유씨 손에 순익으로 떨어진다.
그는 2001년께 사업 아이템을 찾아 나섰다.
변변한 직장을 구하기가 여의치 않아서였다.
이번엔 '돌다리도 두들기는' 심정으로 닥쳐올 모든 변수를 꼼꼼히 체크했다.
'주5일 근무제',레저열풍 등 사회변화를 감안해 등산 아웃도어 레저쪽으로 사업방향을 잡았다.
일본 중국 홍콩 등지의 전시회를 찾아다니며 앞으로 시장잠재력이 큰 분야가 뭔지를 서두르지 않고 조사했다.
등산복 등산화 운동용품 등의 주력 상품은 시장은 크지만 그에겐 버거운 분야였다.
초기 사업자금이 많이 들고 이미 국내 기업들이 대부분 뛰어들어 유씨에겐 승산이 없어보였다.
대신 신발과 의류용품 등을 보조하는 아웃도어 소품은 아직 국내에 시장이 형성돼있지 않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 섰다.
취급 품목은 레저용품을 유지·수선하는 소모품을 포함해 신발깔창,각종 아웃도어 보조상품들이다.
20대에 히말라야 등정에 나설 정도로 '등산광'인 덕분에 다행히 제품을 발굴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해외전시회를 돌며 제품을 발굴,수입계약을 체결했다.
세계적인 아웃도어 소품업체인 미국의 맥넷과도 수입계약을 맺었다.
시장조사와 제품소싱 등을 하느라 1년6개월이 흐른 2002년 10월 '시티핸즈컴퍼니'란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중국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에 주문한 나침반 3종세트가 도착할 때까지 오프라인 점포를 상대로 영업에 나섰다.
1개월 동안 구두굽이 닳도록 영업을 한 결과 1백여개의 거래 점포를 확보했다.
오프라인 점포들이 수입상품 일부를 떠안아줘 재고 부담을 줄여줬다.
하지만 사업파트너가 될 수는 없었다.
특히 취급 상품이 대부분 상세한 설명이 필요해 오프라인 점포에서는 판매에 한계가 있었다.
유씨는 지난해 6월께 'cityhands'란 ID로 옥션에서 물건을 팔기 시작했다.
반응이 좋은 데다 옥션은 최대 회원 수를 자랑하는 만큼 물건만 등록해놓으면 자연스레 홍보가 됐다.
여타 인터넷쇼핑몰에도 순차적으로 진출했다.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인터넷 판매가 늘수록 오프라인 점포들과 가격 문제로 '충돌'이 생겨났다.
유씨는 수입원가의 2.5배 정도를 판매가로 책정했는데 오프라인 점포들이 심하게 반발했다.
결국 유씨는 몇개를 제외한 오프라인 점포들과 거래를 중단했다.
적절한 제품 발굴 노하우를 제외하고 유씨의 인터넷 성공전략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유씨는 취급 제품이 1백여종에 달한다.
따라서 유씨의 ID만 보고는 어떤 제품을 파는지 판단하기 힘들다.
전문성을 의심받기도 한다.
유씨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카테고리별로 제품영역을 나눠 물건을 등록하고 있다.
취급 품목을 카테고리별로 세분화,전문화시켜 고객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유씨는 판매 품목의 제품명을 스스로 짓고 있다.
기발한 네이밍(작명)은 대박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가령 독일제 태양열 플래시는 '평생쓰는 하늘의 빛',맨발용 깔창은 '모래위를 맨발로' 등으로 이름지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