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로 국내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들어 국제유가 상승세가 조금 수그러들긴 했지만 아직은 견뎌내기 벅찬 수준.유가 변동으로 인한 충격을 줄이려면 무엇보다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세계 각국이 대체에너지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한 해에 원유 가스 유연탄 등 총 4백억달러에 육박하는 에너지를 수입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대체에너지 개발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대체에너지 국내 대체에너지 개발사업은 지난 88년부터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대체에너지 분야 기초연구는 두 차례 석유파동을 겪은 70년대부터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시작됐지만 정부 주도 개발사업은 80년대 후반에 들어서야 제대로 된 틀을 갖추게 됐다. 정부는 8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16년 동안 11개 대체에너지 분야,총 5백32개 과제에 2천9백91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대체에너지 비중은 1.4% 수준으로 그나마 쓰레기 소각용을 제외할 경우 실제론 0.5%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부는 대체에너지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2006년까지 에너지 총수요의 3%,2011년에는 5%를 대체에너지로 공급할 방침이다. 올해 대체에너지 관련 예산도 작년의 두 배 수준으로 늘려잡았다. 이같은 대체에너지 보급 목표가 달성될 경우 1백만㎾급 원전 2기와 석유 6천4백만배럴(약 한 달분 수입량)이 절약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나라 경제가 대체에너지를 통해 새로운 추진력을 얻게 되는 셈이다. ◆국내 대체에너지 현주소 2002년 기준으로 국내 대체에너지가 전체 전력 공급량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1.4% 수준.89년 대체에너지 보급률이 0.26%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년 18.1%씩 급성장한 셈이다. 이로 인해 약 6천6백50억원의 원유 수입대체 효과가 나타났고 환경오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도 9백10만?가량 줄어들었다. 그러나 아직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미미한 형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작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덴마크의 대체에너지 공급 비중(2000년 실적 기준)은 10.8%로 한국의 약 8배에 달했다. 프랑스(6.8%) 미국(5.0%) 일본(3.3%) 등도 한국에 비해 대체에너지 비중이 월등히 높다. 한국은 7년 뒤 대체에너지 비중을 현재의 미국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0.93%인 태양열 비중은 2.39%로 높이고 풍력은 0.29%에서 9.83%로,소수력은 1.12%에서 3.34%로,태양광은 0.06%에서 2.56%로 각각 늘릴 방침이다. ◆선진국을 벤치마킹하라 주요 선진국들은 대체에너지를 조기에 상용화할 수 있도록 초기 시장 창출과 수요 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93년부터 시작된 '뉴 선샤인(New Sunshine) 프로젝트'를 통해 2010년까지 대체에너지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통산성 공업기술원 산하 신에너지개발기구(NEDO)를 중심으로 차세대 발전기술인 '연료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태양광주택은 1백60만호로 늘리고 연료전지 자동차는 5만대,가정용 연료전지는 40만가구에 확산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미국도 2010년까지 1백만개의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주요 건물에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솔라 루프(Solar Roofs)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태양광 발전 설치시 15%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2010년까지 총 자동차 가운데 25%를 연료전지 자동차로 보급할 계획이다. 유럽 국가들도 대체에너지 사용 비중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려 지난 90년 대비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15%가량 줄이기 위한 사업을 다각도로 펴고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