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유가] 유화제품 상승세 지속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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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출근하면 얼마 올랐다는 얘기만 들려옵니다."
H석유화학 김 상무의 푸념이다.
그는 "9월 이후 내수경기도 불투명해 재고를 줄여서라도 수출에 주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국제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휘발유 등 석유제품과 에틸렌 벤젠 등 석유화학제품,이를 원재료로 하는 합성섬유 플라스틱 가격이 줄줄이 따라 오르고 있다.
여기에 9,10월은 일본 대만 등 동남아 대형 유화업체들의 정기보수 일정이 몰려 있다.
가격인상을 틈탄 중간상들의 사재기 등 가수요까지 겹쳐 당분간 가격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가격폭등 도미노
유화제품 가격은 한 달 전부터 t당 1천달러 시대로 성큼 들어섰다.
벤젠이 7월 셋째주부터 t당 1천달러 고지에 올라섰고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스틸렌모노머(SM) 에틸렌 등 대부분 유화제품들이 7월 말부터 8월초에 걸쳐 1천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특히 나일론 합성수지 등의 원료인 벤젠과 자동차부품 전기·전자제품의 기초원료인 SM은 7월 초부터 두달새 각각 41.3%와 42.8% 뛰는 등 가파른 곡선을 긋고 있다.
가격인상을 틈탄 중간상 등의 사재기는 가격폭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H석유화학 관계자는 "수요업체는 물론 대리점들이 가격은 불문하고 서로 많이 달라고 아우성"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오름세 이어질 듯
9월 이후 전망은 더 어둡다.
호남석유화학의 임지원 과장은 "유화제품 수요가 많은 데다 9월부터는 성수기로 접어들어 원유가가 10달러씩 폭락하지 않는 한 유화제품의 가격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대형 유화업체들의 정기보수도 가을시즌에 몰려 있다.
일본의 이데미츠 일본석유화학 니혼PC,대만의 포모사 CPC,말레이시아의 타이탄 등이 9∼11월 초까지 한 달 가량씩 정기보수 계획이 잡혀 있다.
유화업계는 타개책으로 수출에 치중할 조짐이다.
내수는 경기침체로 가격인상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화석유화학 관계자는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증대로 내수침체의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와중에 죽어나는 곳은 중소업체다.
대기업인 원료메이커와 최종제품 판매처 사이에 끼여 오른 원료가격을 제품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정부에 진정서를 내는 등 회원들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고 있다.
연합회 이재학 이사는 "한 달에 두 번씩 원료값을 올리면 중소기업은 다 죽으란 얘기"라며 △분기 내지 반기별로 가격 인상 △원료메이커의 폐기물부담금 대납 △정부 납부물품 가격인상 등을 요구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