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마이크로소프트(MS) 중국 사업을 이끌어왔던 탕쥔 MS차이나 사장이 직장을 옮겼다.

그가 새로 선택한 업체는 온라인게임 서비스업체 성다.

한국게임으로 일약 스타기업이 된 바로 그 회사다.

잘 나가는 글로벌컴퍼니 MS를 버리고 한 민영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그의 이야기는 당시 중국 언론의 최대 화제였다.

'탕쥔 이야기'는 지금 중국에서 일고 있는 인재쟁탈전,인재이동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 각 기업들은 국유(국영)기업 민영기업 외자기업을 가리지 않고 모두 인재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인구(人口)는 많지만 인재(人才)는 빈약한 중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인재확보 경쟁의 도화선을 붙인 것은 외자기업들 이었다.

IBM 삼성 LG 노키아 등 다국적기업들은 90년대 중반부터 대학장학금으로 학생들을 입도선매식으로 데려오는가 하면 중국기업에서 근무하는 유능한 직원을 빼오기도 했다.

높은 급여와 다양한 교육,해외연수 기회 등이 이들의 경쟁력이다.

최근들어서는 외자기업으로부터 중국 민영기업으로 인재가 흘러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증시에 상장되는 민영기업이 늘어나면서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가 늘었기 때문이다.

외자기업에서는 자기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현실도 이들의 민영기업 행(行)을 재촉했다.

이달 선양에서는 하이얼 커룽 등 50여 개의 유명 민영기업들이 공동으로 취업박람회를 개최,약 7백명의 과학기술 인재를 쓸어가 민영기업의 힘을 실감케했다.

인재쟁탈전의 최대 피해자는 국유기업이다.

초기에는 외자기업에,최근에는 민영기업에 인재를 빼앗기고 있다.

지난 6년 동안 약 7만여명의 40세 이하 국유기업 인재가 외부로 빠져나간 것으로 중국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인재 유출로 골치를 앓고 있는 국유기업이 드디어 반격에 나섰다.

국유자산감독관리위는 지난 5월 1백89개 중점 국유기업에 대해 '인재의 선발 양성 평가 시스템'을 규정한 '인재강기(人才强企·인재로 기업을 강화시킨다)프로그램'을 마련,3년안에 이를 완성토록 했다.

중국기업의 적극적인 인재유치 경쟁으로 외자기업이 그동안 누려왔던 인재독점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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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팀 ]

우종근(국제부 차장) 한우덕(상하이 특파원) 오광징(베이징 특파원) 이익원 오상헌(산업부 기자) 정지영(국제부 기자) 김병언(영상정보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