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현대차 지분 10.5%를 전량 매각, 현대차의 잠재 매물부담이 해소되면서 향후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급상 악재가 사라진 반면 신차효과 등으로 실적은 호전될 것으로 예상돼 현대차가 지난 4월하순 이후 처음으로 5만원대 주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현대차 주식예탁증서(GDR) 4천5백80만주를 매각키로 유럽 기관투자가들과 계약했다.

GDR 1주는 보통주(원주) 0.5주로 교환되기 때문에 보통주로는 약 2천2백90만주(10.5%)에 해당된다.

매각 가격은 GDR 1주당 19.92달러.

원화로 환산하면 보통주 1주당 4만6천1백원으로 지난 16일 종가(4만8천6백원)에 5% 할인율을 적용한 금액이다.

전문가들은 다임러의 지분 매각이 향후 현대차의 수급 상황을 크게 개선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서성문 동원증권 연구원은 "다임러와 현대차가 제휴관계를 청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 4월 이후 현대차는 '다임러 잠재매물'이란 수급상 불확실성에 시달리면서 지난달말까지 주가약세를 면치 못했다"며 "다임러의 지분매각은 이런 수급 악재가 말끔히 해소되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싼 GDR을 원주로 바꿔 차익거래를 노리는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 연구원은 "GDR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환율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싫어하는 보수적 성향이 강하다"며 "환율 및 주가변동 위험을 고려할때 차익거래 목적으로 이번에 GDR을 매수한 투자자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종원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차 주가가 이달들어 10%이상 상승해 단기 조정의 우려가 있었음에도 4만6천원 이상의 가격에서 10%가 넘는 지분이 전량 매각됐다"며 "이는 현대차의 향후 주가를 좋게 보는 장기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섰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현대차는 수급상 악재가 걷히면서 향후 실적 등 펀더멘털에 따라 주가 등락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굿모닝신한증권 서 연구위원은 "이달말 신차 발표를 통해 월간 내수판매량이 10% 이상 증가할 전망이고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의 GE캐피탈 자본유치 성사로 현대차의 해외 신용등급이 투자적격으로 상향조정될 가능성도 높다"며 현대차 주가 상승을 예상했다.

동원증권 서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재고가 감소한 상태이고 수출단가도 사상 최고치로 근접해가고 있다"며 "수출 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굿모닝신한증권과 동원증권은 현대차의 목표주가로 6만4천원과 6만2천원을 각각 제시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같은 긍정 평가 속에서도 2.75% 하락한 4만7천3백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