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 평균 국제유가(두바이 기준)가 지난 81년 2차 오일쇼크 수준인 배럴당 39달러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도시가스 요금과 난방비 등 주요 에너지 요금도 줄줄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고유가 행진에도 불구, 세수 감소에 비해 실효성이 낮다는 이유로 당분간 교통세를 인하하지 않을 방침이다.

◆ 천정부지로 치솟는 국제유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9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1.08달러 오르며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46.58달러를 기록했다.

WTI 선물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46.65달러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거래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배럴당 43.88달러로 전날보다 1.59달러 뛰었다.

지난 88년 원유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후 최고가다.

국내 수입원유의 70%를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역시 0.36달러 오른 배럴당 38.91달러로 마감됐다.

하반기 들어 한달반 만에 20.4%(6.59달러)나 치솟은 것이다.

◆ 하반기에도 유가불안 불가피

이문배 에너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15일 '국제유가 동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동정세가 악화되고 석유수요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올 하반기 평균 두바이유 가격이 39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상반기 평균 유가(31.4달러)보다 24.3% 높은 것으로 2차 오일쇼크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경우 연 평균 유가는 35.44달러로 작년보다 32.2%나 뛰게 된다.

이 팀장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고 석유수급상황이 개선되더라도 올 하반기 평균유가는 상반기보다 2.8% 높은 32.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 에너지요금 묶어두기 어렵다

그동안 인상이 억제돼 왔던 도시가스 요금과 난방비 전기요금 등 주요 에너지 요금도 들썩거릴 조짐이다.

한전 가스공사 등 공기업의 연료비 부담이 크게 증가, 요금 인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고유가로 인해 서민들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두고 보자'는 입장이다.

교통세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종규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교통세를 ℓ당 10원 깎아주면 세수가 연간 6천억원이나 줄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실질적인 가격 인하효과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