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5년 체결된 한·일 협정은 40여년이 지난 요즘까지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협정체결을 둘러싸고 한·일 양국 간 식민지배에 따른 보상과 박정희 정부에 대한 정치자금 지원 등을 둘러싸고 많은 '의혹'들이 제기됐지만 아직까지 명쾌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KBS '일요스페셜'(15일 오후 8시)에서는 그동안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한·일 협정과정을 재조명하고 관련 문서를 공개한다.

제작진이 일본 동경대학교와 미국 국무성에서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협정 당시 일본 정부의 피해자 개별 보상제의를 한국정부가 직접 나서서 일괄처리하겠다고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부는 일본으로부터 3천억원의 보상금을 받았지만 실제로 95억원만을 피해자에게 나눠주고 나머지는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게 제작진의 주장이다.

일요스페셜팀은 또 협정체결 과정에서 미국이 협정타결을 종용하고 지원금 액수도 제시하는 등 협상과정 전반에 주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도 함께 공개한다.

미 국무성이 한·일 양국의 미 대사관에 보낸 비밀 문건에 따르면 미국이 협상타결을 종용했으며 지원금 액수도 3억∼3억5천만달러로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등 협상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

함께 공개된 CIA 특별보고서는 일본의 6개 회사가 4년 간에 걸쳐 6천6백만달러 이상을 공화당의 정치자금으로 제공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공화당 총재였던 김종필씨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출자 최철호 PD는 "당시 한국정부가 역사 의식의 부족을 드러낸 채 얼마나 미숙하게 협상에 임했는지 이번 문건을 통해 잘 드러난다"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