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0일 향후 국정운영 방식과 관련,"일상적인 국정운영은 총리가 총괄토록 하고 대통령은 장기적인 국가전략 과제와 주요 혁신과제를 추진하는데 집중해 나가면서 부패방지위원회를 전면에 내세워 부패청산업무를 직접 관장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밝히고 "앞으로 순차적으로 대통령과 총리 사이에 구체적인 업무분담을 보다 명료하게 해나가겠다"고 말했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자신이 역점을 둘 업무 방향에 대해 "대체로 5∼10년을 내다보는 장기 국가과제와 주요 혁신과제를 직접 추진해 나가겠다"며 "혁신과제 중 정부혁신을 보다 강력하게 추진하겠으며,장기적 국가전략과제로 균형발전과 동북아전략 과제를 직접 관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기 국가과제로는 고령화사회 대책과 중장기 국가에너지 정책을 사례로 들었다.

이같은 국정운영 방침은 이해찬 총리에게 각 부처의 현안업무를 실질적으로 챙기도록 힘을 실어주고 대(對)국회,대(對)야당 업무까지 맡기며 노 대통령은 국정현안에서 비켜서 야당 등의 대통령 공격을 피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역할분담에 나선 배경에 대해 노 대통령은 "그동안 대통령의 이미지와 역할에 대한 혼선이 있고,이것이 국정혼선으로 이어지는 측면이 있었다"며 "지금도 대통령이 무소불위의 권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하는 데 새로운 대통령의 역할을 재정립해 이 문제에 대한 가닥을 잡아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정부 총리가 실제로 국정을 총괄하지 않아 '대독총리''얼굴총리'라는 말이 있었지만 이제는 일상적인 국정은 총리가 관장하는게 맞고,그것이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국무회의 등에 는 계속 참석할 예정이다.

대통령과 총리간 역할분담을 위해선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국정현안 가운데서 △외교 국방 안보 △경제난 타개책 마련 △인사권 행사 △국정원·기무사 등 정보관련 기관의 보고 채널 등이 조정돼야 한다.

노 대통령은 각 부처가 대통령 비서실에 올리는 보고서는 앞으로 총리실에도 함께 보내도록 하면서 '총괄총리'에 걸맞은 보고·지시 시스템을 갖추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