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여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휴대형 진단기''환자의 줄기 세포를 활용한 뇌·척추 치료법''체험형 우주 관광 서비스'.이렇게 톡톡 튀는 사업 아이디어는 생각하기도,사업화하기도 어렵지만 일단 성공하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10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최고의 MBA스쿨로 인정받고 있는 와튼스쿨은 최근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8대 유망 사업(The Great Eight)'을 선정했다.

와튼 출신 기업가 등 3백여명의 자원자와 8명의 전문 심사위원이 선정한 이들 유망사업에는 예년과 달리 인터넷 관련 벤처 사업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보기술(IT) 벤처 산업의 침체가 반영된 셈이다.

그렇다고 순수 제조업 부활이 예측된 것도 아니다.

미래의 사업 기회는 역시 바이오 및 서비스업에 있다고 와튼스쿨은 강조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사업화가 가능한 최고의 유망 사업으로 꼽힌 것은 적외선을 이용한 휴대형 뇌출혈 진단기인 '인프라스캔'.일정한 파장(wave)을 뇌에 쏘아서 빛의 흡수 정도를 신호로 파악할 수 있도록 고안된 기구다.

만약 환자의 뇌에 피가 조금이라도 고여 있으면 모니터의 시그널이 갑자기 커지도록 설계됐다.

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장치 없이도 응급실 의사들이 머리 외상을 입은 환자를 대상으로 뇌출혈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생물물리학·생화학·방사선학 등을 응용한 이 제품이 실용화되면 의료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이미 3백여명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이 이뤄졌을 정도로 실용화가 진전됐다.

두번째 유망 사업은 '셀프큐어(Celfcure)'.환자의 자기 줄기 세포를 활용해 손상된 뇌와 척추를 치료하는 사업이다.

환자의 줄기 세포를 떼내 연구소에서 이를 양식한 후,약물과 함께 환자에게 이식하면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만큼 일단 성공하면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을 게 확실하다.

와튼 스쿨은 바이오테크 회사는 환자 접근이 어렵고 병원은 세포 양식 기술이 없는 만큼 '셀프큐어'는 이들을 연결해 주는 비즈니스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번째 유망 사업은 단백질 반응실험 기술인 '바이오스펙트럼(BioSpectrum)'.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걸리는 평균 기간(15년)과 비용(8억달러)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이밖에 △그린핸드(프로판 천연가스 등 친환경 연료 판매) △우주 관광(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체험형 우주 관광 서비스) △통합 바이오메트릭솔루션(호텔 오피스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지문 인식 기술) △솔레스티아(태양열 발전 설비 임대업) △컴퓨터 자원 배분(여유 있는 컴퓨터 처리 능력 임대 중개) 등이 유망사업으로 꼽혔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정호 연구원은 "최근 들어 미래 유망 사업을 발굴하려는 기업가 정신이 급격히 퇴조하는 분위기"라며 "신선한 아이디어와 다양한 산업을 연계한 신사업에 적극 진출해야 한국 경제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