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텔레텍이 그 동안 추진해온 국내 중견 휴대폰업체 인수합병(M&A) 작업에서 당분간 손을 떼기로 했다.

SK텔레텍 관계자는 9일 "지난 두 달 동안 벨웨이브 등 중견 휴대폰업체 인수를 추진해왔으나 시기나 조건 등에서 무리가 있다고 판단돼 인수작업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당분간 중국 등 해외사업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대상으로 지목됐던 벨웨이브도 "SK텔레콤 측이 제시한 인수가격과 고용승계 등 조건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최근 '더이상의 협상은 무의미하다'는 의사를 SK텔레콤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벨웨이브 관계자는 "소프트뱅크 등 해외 주주들이 '굳이 불리한 조건으로 서둘러 매각할 필요가 있느냐'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며 "당분간 독자경영체제를 유지하면서 외국업체와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 측이 인수계획을 전면 철회한 것이 아니라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중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다음달 국정감사를 앞두고 삼성전자 팬택 등 대형 휴대폰 업체들이 SK텔레콤의 '제조업 겸업'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일단 일보 후퇴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