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간 '업종장벽'이 갈수록 낮아지면서 두 업계의 '고객 뺏기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미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는 '제3보험'시장에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내년부터는 생보사들도 개인실손(實損)보상 상품을 취급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방카슈랑스 확대 시행으로 판매채널까지 통합되면 두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제3보험,손·생보 '격전지'=현재 손보사와 생보사들은 제3보험 시장에서 맞붙고 있다.

제3보험이란 상해,질병,간병보험상품.지난해 5월 보험업법이 개정됨에 따라 손·생보사 구분 없이 이들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올 들어 삼성 현대 동부 등 '빅3 손보사'는 78만2천30건(1∼6월)의 제3보험 판매실적을 올렸다.

이에 맞선 '생보 빅3사'(대한 삼성 교보)는 60만6천9백80건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손·생보 업계가 제3보험 시장에서 한치의 양보 없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주력상품 벤치마킹=손보사들은 생보사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생보사의 히트상품을 잇따라 벤치마킹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종신형 보험'.이 상품은 생보의 최고 히트상품인 종신보험에 버금가는 보장기간을 갖고 있는 게 특징이다.

기존 손보상품의 보장기간은 길어야 15년이었지만 종신형 보험의 보장기간은 80세까지다.

손보사들은 생보사가 종신보험의 후속상품으로 여기는 'CI보험(치명적 질병보험)'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현대해상이 업계 최초로 '굳앤굳 CI보험'을 선보인 데 이어 삼성 동부 LG 등 대형사들도 CI보험을 준비 중이다.

이에 맞서 생보사들은 그동안 손보사들의 '텃밭'이었던 단체실손보상보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심화되는 경쟁=손·생보업 간의 영역 파괴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우선 내년 9월부터 생보사들도 손보사와 마찬가지로 개인을 상대로 한 실손보상상품을 취급할 수 있게 된다.

실손보상상품은 보험가입자가 입은 실제 피해액을 보상해 주는 상품이다.

이와 함께 방카슈랑스의 확대시행도 손·생보사 간의 경쟁을 부추길 전망이다.

동일한 판매채널을 통해 상품 판매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채널의 통합은 손·생보사 간의 무한경쟁을 유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