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에 따라 기아자동차 보유지분 중 5% 초과분을 매각해야 한다.

이 경우 현대캐피탈이 향후 3년간 매각해야 할 기아차 주식은 모두 1천8백75만주(5.4%)에 달해 대규모 물량 부담이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6일 "현대캐피탈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단계적으로 블록딜(대규모 수량을 한꺼번에 기관투자가에 넘기는 것) 형식으로 제3자에게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기아차가 자사주로 해당주식 만큼을 매입,소각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성문 동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 경영진이 연초 기업설명회에서 매년 1천만주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힌 만큼 현대캐피탈의 처분 물량만큼 시장에서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 기아차는 지난 2000년 8천만주 규모의 감자(자본금 줄임)를 단행한 뒤 두차례에 걸쳐 각각 1천만주와 1천2백50만주의 주식을 소각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이 지분을 처분할 경우 일시적인 시장충격은 불가피하다.

송상훈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캐피탈 지분을 사들이면 문제가 없지만 그룹이 보유 중인 기아차 지분이 이미 41%까지 확대돼 추가매입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다 현대차가 JP모건 등 외국계에 매각한 기아차 EB(전환사채) 4천8백만주도 3년 후부터 매물로 나올 예정이어서 추가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기아차는 이날 2.27% 하락,8천6백원에 마감됐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