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5% 성장이 가능할까'. 치솟는 유가로 경제전반에 암운이 드러워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수장'인 이헌재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6일 `5%대 성장'이 가능하다고 공언했다.

유가가 상당기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소지가 있지만 성장에 영향을 줄만한 수준은 아니며 각종 실물지표도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을 깔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5%대 성장은 무난하고 내년에도 잠재성장율인 5.2-5.3%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이 부총리의 이같은 전망을 두고 경제전문가들은 정책의지에 근거한 지나친 `낙관론'이라며 고유가와 수출둔화 가능성에 근거해 경제운용의 틀을 새롭게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 고유가 지속 논란 이 부총리가 이처럼 5%대 성장을 자신하고 있는데는 유가가 오르더라도 현 수준에서 큰 변동은 없을 것이란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원유 공급능력의 한계와 미국 비축유 재고여건이라는 구조적 요인도 있지만 그보다는 미국내 저금리 기조에 따른 일시적 요인이 최근 유가흐름을 크게 좌우하고있다는 인식을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총리가 고유가가 내년 중반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전망을일축한 것도 이런 인식에 근거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재경부내에서도 내년 2.4분기까지 유가가 고공행진을 할 것이라는견해가 나왔지만 그렇게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이 부총리는 현 시점에서 과연 비상대책(Contingency Plan)을 작동할 것인가의 여부는 "좀 더 생각해볼 문제"라며 사실상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이 부총리는 또 하반기에 소비와 투자 등 내수부문이 점진적으로 회복함으로써수출둔화에 따른 성장률 하락을 상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전문가들, "내년 5% 성장은 어렵다"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그러나 올해 5% 달성도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내수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고 수출마저 꺾이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마저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면 5% 성장은 커녕 장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 박사는 "복합적 변수로 인해 유가가 연내에 안정되기를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고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올해 5% 달성이 가능하다고 장담하는 것은 안이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허 박사는 이어 "내년 경제성장률이 5%까지 가지 못한 채 4%에 머물 것으로 본다"고 비관적 견해를 보이고 "내년 예산은 올해처럼 추경을 전제로 보수적으로 짤게아니라 미리재정지출을 확대할 것을 가정하고 편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고유가가 미국내 소비감소와 성장률 둔화를 야기하면서 세계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며 이는 우리나라 수출증가율을 꺾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전무는 이어 "올해는 이미 상반기에 5%대 성장을 이뤘기 때문에 연평균 5%대는 달성할 수 있겠지만 내년에는 3%대 성장에 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의 한 거시정책담당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5.2%로 수정전망하면서 두바이유를 배럴당 33달러로 예상했는데, 현 유가추이로 볼 때 그보다 2달러가량 높아질 것"이라며 "내년에는 소비와 투자가 어느 정도 회복되면서 5%대 성장이가능할 수 있지만 고유가 현상이 얼마나 지속되고 이에 얼마나 적절히 대응하느냐에달려있다"고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