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닐프로판올아민(PPA) 함유 감기약 복용과 뇌졸중 사이의 상관관계를 다룬 연구결과 보고서의 내용을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축소 해석해 발표했다는 의혹이 6일 제기됨에 따라 이 보고서의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보고서는 책임연구자인 서울대 의대 신경과의 윤병우 교수 등 9명이 작성했으며 서울대병원 등 33개 병원이 연구에 참가했다.

이 연구사업에 사용된 비용 7억9천만원은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제약업계가댔으나 연구결과 보고서는 봉인된 상태로 지난 6월 25일 식약청에만 전달됐으며 업계에는 지난달 16일 설명회를 통해 최초로 결과가 공개됐다.

이 연구에서 환자군으로 설정된 뇌졸중 환자의 수는 940명이었으며 대조군으로설정된 일반인은 2배수인 1천880명이었다.

연구진은 이 중 복용시점(환자군의 경우) 또는 조사시점(대조군의 경우) 이전 14일 이내에 PPA 함유 감기약을 복용했던 사례를 비교한 결과 환자군은 16명, 대조군에서는 14명이 나왔다고 밝혔다.

남자만 놓고 보면 환자군 478명 중 5명, 대조군 944명 중 8명이 최근 2주 이내에 PPA 함유 감기약을 먹었던 것으로 드러나는 등 환자군과 대조군 사이에 별다른비율 차이가 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환자군에서 복용 비율이 다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자의 경우 환자군 462명 중 9명, 대조군 936명 중 6명이 최근 2주 이내에 PPA함유 감기약을 먹었던 것으로 나타나 환자군에서의 복용 비율이 좀 더 높았다.

복용 및 조사 시점 이전 3일 이내에 PPA 함유 감기약을 복용한 사례로 고려대상을 한정하면 뇌졸중과의 연관 경향성이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례가 환자군에서는 10명, 대조군에서는 4명이 나왔으며 남녀 수는 각각 반반이었다.

또 전체 환자군과 대조군 중 약을 3일 이상 복용한 사례로 고려대상을 한정하면남자 환자군 5명, 남자 대조군 4명, 여자 환자군 4명, 여자 대조군 1명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감기약에함유된 PPA의 복용이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성을 증가시킬 가능성은 충분하며 이는 30세 이상의 모든 연령에서 공통된 현상으로 특히 여성에서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식약청 산하 국립독성연구원은 "연구에 적용한 통계분석방법은 적절했으며 연구결과 일부 시험군에서 유의(有意)한 출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도가 있었으나 전체 대상자의 경우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각 유형별 시험군에서 나타난 실제 사례가 1~9명에 불과해 통계적인 유의성을찾기는 힘들기 때문에 엄격한 과학적 견지에서 보면 이런 일부 사례에서 나타난 경향성만으로 PPA 함유 감기약 복용과 출혈성 뇌졸중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식약청 고위 관계자는 "연구진이 보고서에 서면으로 제출한 결론에는 상관관계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돼 있으나 실제 통계학적 견지에서 보면 상관관계가 입증된 것은 아니었다"며 "연구책임자인 윤 교수도 국립독성연구원의 이러한 통계 분석에 대해서는 타당성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개최된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안전-의약품 PMS(시장출시후 감시) 평가소분과위원회에서 의사 4명, 통계학자 1명, 병원 약제과장 2명 등이참석한 가운데 내려진 결론도 `통계적 유의성을 인정할 수는 없으나 연관성이 있을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