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우리 하나 신한 등 이른바 '빅4 은행'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는 국민ㆍ우리은행이 상대적으로 주춤한 반면 하나ㆍ신한은행은 눈부신 기세로 성장, '진정한 리딩뱅크'를 향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이익증가율도 1백%를 넘었지만 건전성과 수익성면에서 국민ㆍ우리은행을 훨씬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에선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인 경남ㆍ광주은행의 수익성이 돋보였으며 부산은행은 건전성이 가장 빼어났다.

◆ 하나ㆍ신한은행의 약진 =상반기 결산결과 가장 두드러진 실적증가세를 보인 은행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상반기에 4천7백72억원의 순이익을 내 작년동기보다 2백14.6%나 증가했다.

비록 자사주 매각이익 1천6백4억원이 포함돼 있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3천1백68억원의 이익을 내 돋보이는 성장을 이뤘다.

신한은행은 특히 고정이하여신비율과 ROA(총자산이익률)가 각각 1.49%와 1.31%로 가장 빼어난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을 자랑했다.

하나은행도 신한은행에 못지않은 실적을 거뒀다.

잠정 집계한 상반기 순이익은 4천3백76억원.

작년동기보다 1백75% 늘었다.

30일 발표될 최종 실적은 4천4백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은행 자체목표(4천억원)를 뛰어넘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고정이하여신비율 1.6%와 1.10%의 ROA를 기록, 건전성과 수익성도 양호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당초 기대보다 많은 이익을 내는데 성공했지만 작년 실적에 비해선 뒷걸음질쳤다.

그러나 우리카드를 합병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저력을 보였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우리은행은 특히 각각 1.1%와 20.23%의 ROA와 ROE(자기자본이익률)를 기록해 수익성 면에선 하나ㆍ신한은행에 뒤지지 않았다.

총자산 1위 은행인 국민은행의 상반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연체율 상승과 부실자산 증가라는 덫에서 완전히 빠져 나오지 못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66%를 기록한 반면 ROA는 0.33%로 낮아져 건전성과 수익성이 동시에 악화됐다.

◆ 리딩뱅크 경쟁은 지금부터 =은행들의 상반기 실적엔 상당한 거품이 끼어 있다.

지난 1분기에는 은행 전체적으로 2천5백억원가량의 러시아 경협차관 회수에 따른 특별이익이 포함됐다.

NPL(부실자산)매각에 따른 이익(국민은행 8백70억원)과 자사주 매각이익(신한은행 1천6백4억원)도 발생했다.

2분기에도 SK네트웍스의 충당금 환입액이 하나ㆍ신한은행의 경우 각각 5백억여원에 달했다.

이런 면에서 진정한 리딩뱅크 경쟁은 3분기부터라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3분기에는 특별이익 발생요인이 없다.

충당금 추가 적립과 환입등의 요인도 눈에 띄지 않는다.

특히 각각 국민카드 및 우리카드의 합병으로 인한 손실을 거의 털어버린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본격적인 이익 사냥에 나설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을 합친 '빅4 은행'간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현재로선 이들 4개은행의 이익경쟁을 가늠할 잣대는 올 한해 순이익 1조원일 것으로 예상된다.

침체되고 있는 경기, 높아지고 있는 연체율 등 악조건을 극복하고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은행이 리딩뱅크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란 전망이다.

◆ 지방은행은 대체로 선전 =제주은행을 제외한 5개 지방은행은 모두 선전했다.

이 중에서도 우리금융의 자회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이 돋보였다.

경남은행은 6백70억원의 순이익으로 지방은행중 가장 많았다.

광주은행은 29.4%의 ROE를 기록, 은행 전체에서 가장 높았다.

부산은행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45%로 건전성이 가장 돋보였다.

순이익이 줄어든 전북은행도 작년 상반기의 특별이익(2백98억원)을 감안하면 양호한 성적을 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