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처음으로 원내 정당에 동성애 문제를본격적으로 다루는 기구가 설치된다.

민주노동당은 동성애와 에이즈(AIDS) 관련 문제 등을 전문적으로 맡게 될 '성(性)소수자위원회'를 내달 중 당내에 신설할 예정이라고 당 관계자들이 26일 밝혔다.

당내 동성애자 모임인 '붉은 이반'을 주축으로 해 8명으로 구성될 성소수자위원회는 이달 초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설치계획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장은현직 간호사인 동성애자인권연대 건강증진팀장 여기동(43)씨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성소수자위원회 발족 준비 실무를 맡은 배홍현(26)씨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다음달 초 열릴 예정인 중앙위원회에서 사업계획안과 예산안만 통과되면 일단 준비위원회 수준으로라도 활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당분간 준비위원회를 유지하다가 내부 역량이 커지면 정식 위원회로 재발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보정치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하는 것"이라며 "성소수자 문제를정치적으로 다룰 기구가 진보정당에 처음 설치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일단 하반기 예산 500만원이 승인되면 8월 중 시민단체와 함께 '동성애자 인권캠프'를 열고 의원단의 국정감사 준비에도 참여, 에이즈 보균자들의 인권문제 등을 국회에서 논의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