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20일 미국의 경기회복세 둔화가 일시적이며 초저금리 시대는 마감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FRB가 앞으로 상당기간 금리를 점진적.지속적으로 인상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시장은 그린스펀의 경기낙관론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뉴욕증시 주가와 달러가치는 상승하고,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가격은 하락했다.

◆"미국 경기회복은 지속된다"=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올해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 설명하면서 전반적으로 낙관적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미 경제가 고용증가를 동반하는 강력한 성장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에너지가격 상승이 인플레를 끌어올리고 소비를 주춤하게 만들고 있으나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6월 신규주택착공 부진 등에도 불구,미 경제가 지속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린스펀은 지난 6월 일자리 증가 수가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11만2천개에 그치면서 우려감이 고개를 들고 있는 고용시장에 대해서도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향후 6개월간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20만개씩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고용지표,주택시장,증시 등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린스펀 의장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경기회복'이라는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FRB는 이날 반기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4.5∼4.75%로 전망했다.

◆미 금리 점진·지속적으로 오를 듯=그린스펀 의장의 이날 발언은 무엇보다 FRB가 향후 상당 기간에 걸쳐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상승 폭은 일단 0.25%씩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초저금리 시대는 더 이상 필요없다" "인플레 압력이 가중되면 물가안정을 유도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는 그의 발언은 경우에 따라 급격한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대목이지만 현재의 경기상황으로는 '점진적 금리인상'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6월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전달보다 8.5% 급락한 1백80만가구(계절조정)를 기록,13개월 만에 최저치로 줄어드는 등 주택시장 호조세가 약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큰 폭의 금리인상에 부담을 주고 있다.

JP모건 이코노미스트 짐 글래스먼은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으로 내달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커졌지만 공격적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FRB는 지난달 29일 연방기금금리를 1%에서 1.25%로 인상,46년 만의 초저금리 시대를 마감시켰다.

전문가들은 연방기금금리가 연말에 2% 정도까지 올라가고 내년 말에는 4%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