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미국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은 20일 "리비아 모델이 북핵문제 해결의 교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볼턴 차관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를 방문, 반기문(潘基文)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카다피 원수가 대량살상무기(WMD)를 갖지 않는 게 리비아의 장래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작년 12월 포기결정을 했고 미국 등은 이에 상응하는 약속을 지켰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반 장관과 볼턴 차관과 면담은 30분간 이뤄졌다.

볼턴 차관은 이어 "차기 6자회담에서 리비아 모델의 교훈을 명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볼턴 차관은 또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한미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한미 양국 정상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한 만큼양국간에 조화된 접근방법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반 장관은 "한반도 주변상황에 비춰볼 때 시의적절한 시기에 방문했다"고인사말을 건넨 뒤, "한미 양국이 긴밀한 협의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바란다"면서"특히 한미동맹 관계조정이 강화되는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볼턴 차관의 방한이 한국민에게 좋은 메시지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군축 및 대량파괴무기(WMD) 비확산 분야와 관련, 반 장관은 "한국은 최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WMD 비확산 결의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그러한 노력에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지를 전했고, 볼턴 차관은 "한국이 (군축 및 WMD 비확산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 십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볼턴 차관은 이어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해 "한국이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추가파병을 결정하고 그 결정을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볼턴 차관은 반 장관 예방에 앞서 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인 이수혁(李秀赫)외교통상부 차관보를 만나 북핵문제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핵동결과 북한의 HEU(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교환이 있었으며, 볼턴 차관은 북한 핵폐기시 검증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작년 7월 내한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독재자를 발언을 40여차례나 반복하며 강성 발언을 쏟아냈던 볼턴 차관은 이날 면담에서는 그러한 강경 입장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이상헌 기자 kjihn@yna.co.kr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