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하게 시켜주세요. 힘들게 일하시는만큼 저희들도 똑같이 겪어 보겠습니다"

경상도 출신 한나라당 국회의원 5명이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쏟아지는 20일 낮전라도 농촌에 바지를 걷고 나타났다.

한나라당 소장파의 `새정치 수요모임' 의원들이 전남 강진군 옴천면 영산리 계원마을에서 농촌 체험활동에 나선 것. 본격적인 농활에 앞서 주민대표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혹독하게 일을 배우겠다'는 정병국 의원의 말에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의원들이 가장 먼저 손 댄 현장은 강진의 명산품인 새송이 버섯 수확작업. 이들은 농장에서 딴 버섯을 포장하면서 마을 아주머니들과 함께 농촌생활의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했으나 '너무 어린 것을 땄다"며 핀잔을 듣기도 했다.

농촌체험은 곧장 논 풀매기 작업으로 이어졌다.

친환경 논에 들어가 직접 잡풀을 뽑았으나 한창 자라는 모를 건드릴까 조심하는바닷가 출신 의원들은 마을 어른의 가르침에 겸연쩍은 미소를 보내기도 했다.

박형준 의원은 "힘들다 힘들다 하지만 이렇게 어렵게 일하시는 줄 몰랐다"며 "이번 방문은 현장정치를 통해 국민에게 다가서겠다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이번 이벤트의 배경을 설명했다.

주민들도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라도 시골까지 온 것을 보고 처음에는 신기한 듯쳐다 봤으나 나중에는 이들이 탄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주민 최병진(39)씨는 "젊은 의원들이 농촌 일을 겪어보겠다고 오는 것이 너무반갑다"며 "소속 당과는 상관없이 농촌을 걱정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어 안심도 된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21일 새벽 한차례 더 농촌 체험활동을 한 뒤 강진 도요지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정병국 의원은 "수요모임은 앞으로 독도 방문. 병영생활 체험, 장애 체험, 조선족 실태 체험 등 민생 탐방을 통해 피부로 느끼는 의정활동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연합뉴스) 여운창기자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