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법무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을 법무실로 확대 개편하고 대검찰청 수사기획관 출신의 이종왕 변호사를 법무실장으로 영입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변호사는 대기업에서 일하는 변호사로는 처음으로 사장급 예우를 받게 된다.

이 변호사는 지난 99년 말 '옷로비 의혹 사건' 수사 중 박주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사법처리 문제를 놓고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은 뒤 검찰을 떠났다.

이후 지난해 SK그룹의 분식회계 사건과 대북송금 의혹사건에 이어 올 들어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LG와 현대자동차의 변호를 맡는 등 대기업 관련 사건 변호를 맡으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과는 계열사인 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 저가 발행과 관련해 기소된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이 변호를 의뢰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사시동기인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삼성은 이 변호사 영입이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환경에 부응하고 글로벌기업에 걸맞은 법무역량을 확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관계자는 "최근 에버랜드의 지주회사법 위반 등 법률적 사안들에 대한 사전 점검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기왕이면 역량이 입증된 '거물'을 영입하는 것이 낫다는 게 고위층의 판단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